원희룡 지사 중도 사임…12일부터 11개월간 제주도정 이끌어
제주도내 현안 사업장 릴레이 소통 행보에 나선 구만섭 행정부지사(오른쪽). 2021.07.21 [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권 도전에 따른 지사직 사임 통지서가 2일 오후 제주도의회에 공식 제출됨으로써, 오는 12일 0시부터 구만섭 행정부지사(55)가 내년 6월 말까지 제주도정을 이끌게 된다. 대선 출마를 위해 광역단체장직에서 사퇴한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 사임통지서는 통상적으로 사직하고자 하는 날의 열흘 전에 전달하도록 돼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11일 오전 10시 지사 퇴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원 지사와 함께 정무직 8명도 사임한다. 동반 사퇴하는 공무원은 고영권 정무부지사·최홍재 정무특보와 지사 비서실 소속 4명이 지사와 같은 날 퇴임하게 된다. 한상수 대외협력특보와 임희성 법무특보는 이미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도의회는 이를 두고 행정부지사 1인 체제를 보완할 정무부지사 임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름철 재해 취약지인 제주시 남수각·한천 저류지를 찾은 구만섭 행정부지사. 2021.07.03 [제주도 제공]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에서 지난 6월 25일자로 부임한 구만섭 행정부지사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구 행정부지사는 충남 서천 출신이다. 제38회 행정고시로 1994년 공직과 인연을 맺었다. 미국 애틀란타 총영사관 영사, 행정안전부 장관실 비서실장,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정책국장,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장,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수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구 행정부지사가 자치단체장 권한대행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천안시장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다. 구본영 천안시장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로 시장직을 잃은 데에 대한 조치였다.
특히 2017년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장 재임 당시, 2011년 이후 열리지 않았던 4·3중앙위원회를 6년 만에 개최해 제주4·3희생자를 추가 결정함으로써 제주4·3 해결에 기여했고, 제주도로부터 2017년 12월 제주명예도민으로 선정됐다.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찾아 방역·안전관리 현장 점검하고 있다. 2021.07.02 [제주도 제공]
구 행정부지사는 지역 현안 해결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 7월2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주 2회 현장 관계자와 대화하는 ‘현안 사업장 릴레이 소통 행보’에 나섰다.
구 행정부지사는 제주와 학연·혈연·지연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현안 사업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구 행정부지사는 “그동안의 중앙 행정경험이 제주도정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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