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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코로나19는 미국에서 퍼트려" 선전 강화

[파이낸셜뉴스]
중 "코로나19는 미국에서 퍼트려" 선전 강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2월 3일 세계보건기구(WHO) 실사단이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설에 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비원들이 건물 바깥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는 미국에서 퍼트린 것이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델타변이가 다시 중국 전역의 감염 재확산을 몰고 오는 가운데 아무 근거도 없이 미국이 원인이라는 주장에 매진하고 있다.

CNN은 6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에서 코로나19를 미군이 퍼트렸다는 음모론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무 근거도 없는 이 음모론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 육군 실험실에서 유출됐다.

이 음로론을 퍼트리는 이들은 일반 대중이 아닌 중국 관리들과 국영 언론들이다. 지난해 3월부터 계속돼왔지만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고, 중국내 델타변이 확산세에도 불이 붙자 당국자는 물론이고 관영 미디어 등을 내세워 선전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CNN은 이 최근 중국에서 델타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팬데믹 상황이 악화하자 중국이 이 음모론을 다시 급속히 퍼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나아가 외교채널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미 매릴랜드주 포트디트릭의 미 육군 감염병연구소(MRIID)를 조사하라고 요구하며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WHO가 중국에 2단계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하자 이를 거부한 뒤 미국이 원인이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조사가 수박 겉핥기 식이었다는 비판을 받은 WHO는 2차 연구팀을 중국 우한에 파견해 실험실들과 시장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곳으로 이곳에서 감염 확산이 차단되지 못하면서 전세계로 퍼져나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중국은 WHO의 2차 조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핵심 보건당국자는 WHO가 "상식을 무시하고, 과학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유출 근원지이니 미국을 조사하라는 주장이다.

WHO는 중국에 휘둘린다는 비판 속에 1차 조사 결과에서 중국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이후 서구 국가들과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1차 조사기 과연 제대로 진행됐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 중국이 "접근을 원천차단하고 원시 데이터와 샘플 제공도 거부해" 온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지난 5월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 정보기관들에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에 관한 조사를 강화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정보기관들은 90일 이내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토록 돼 있지만 아직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또 과학계는 대체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보다는 다른 동물에게서 인간에게로 옮겨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도 현재 실험실 유출설과 자연발생설을 놓고 정확히 양분돼 있다.

중국은 우한 실험실 유출설을 미국의 정치적 모략이라고 몰아세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학적 근거 없이 미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WHO에 미 포트디트릭 육군연구소 조사를 청원하는 공개서한 서명 캠페인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2500만명이 '서명'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밝히고 있다. '서명'란을 클릭 하면 서명이 된다.

지난주에는 자오리지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WHO에 포트디트릭과 노스캐롤라이나대(UNC) 연구소 2곳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UNC는 미국의 저명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인 랠프 배릭이 근무하는 곳이다.

자오 대변인은 또 2019년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대회에 참가한 미군 선수들이 중국에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중국 관영 CCTV도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CCTV는 이번주 '포트디트릭의 어두운 내부 이야기'라는 제목의 30분짜리 특집 방송을 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이 특집방송이 3일 오전 관련 해시태그가 달려 빠르게 전파됐고, 이후 4억2000만회 시청 기록을 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