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림픽 사상 역대 최고 성적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韓이 日앞섰는데
2013년 스포츠청 설립...金사냥 본격화
도쿄올림픽 홈 어드밴티지 활용
8년 메달 종목 집중 육성 덕
지난 7월 25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유도 52kg급 경기에서 일본의 아베 우타 선수(왼쪽 두번째)가 금메달을 땄다. 프랑스(은메달), 이탈리아(동메달), 영국(동메달)선수들과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도쿄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7개를 비롯해 총 58개의 메달로 역대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다.
금메달 집계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3위, 전체 메달 개수 합계로는 5위다. 이례적 메달 획득에 일본에서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메달을 딸 만한 종목을 집중 육성하는 등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실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 폐막일인 8일 여자 농구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금메달 2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 등 모두 58개의 메달을 땄다. 금메달 수에선 1964년 도쿄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인 16개를 훌쩍 넘었다. 전체 메달 수도 아테네 대회에서 때의 최다 기록 37개(금 16개, 은 9개, 동 12개)를 갈아치웠다. 참가한 선수단도 582명으로 사상 최대다.
도쿄올림픽에서 신설된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요소즈미 사쿠라 선수(오른쪽)와 은메달을 딴 히라키 고코나 선수. AP뉴시스
야구, 소프트볼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레스링 5개, 유도 9개, 신규 종목인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 3개를 각각 챙겼다. 오가타 미쓰기 일본 선수단 총감독은 "일회성 성과가 되지 않도록, 2024년 파리올림픽,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으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일본의 국제 경기력 향상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약 8년에 걸친 '엘리트 체육 육성 정책'이 이번 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0년대 들어 올림픽, 아시안 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한국, 중국에 밀리자,절치부심해서 만든 게 스포츠청(2013년)이다. 스포츠청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스포츠를 진흥시키기 위한 사령탑 기능을 하면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에 집중 투자를 한 것이다. 개최국 이점을 활용, 스케이트보드 등 신설 종목을 발굴한 것도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확정짓자, 일본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한국이 5위(금메달 수 기준), 일본이 1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때부터 한일 간 전세가 역전(한국 8위, 일본 6위)되기 시작했다. '예산 투여'라는 정책적 지원이 이같은 격차를 벌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가 '안방'에서 열렸다는 점 역시 일본 선수들이 선전하게 된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일본 선수들은 의식주 시설이 갖춰진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 등에서 시합 전까지 충분히 연습할 수 있었던 반면, 외국 선수들의 경우 시차 및 환경 적응,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이동 제한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입국이 여느 올림픽 때보다 늦어진 경우가 많아, 충분히 현지 적응을 못한 채 경기에 임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8시부터 도쿄도 신주쿠 소재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폐막식의 일본 선수단 기수는 신설 종목인 남자 가라테에서 금메달을 딴 기유나 료 선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