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집값 뛰면서 덩달아 뛴 수수료…피켓팅 된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

지난해보다 응시인원 늘렸는데…속속 마감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수수료 수익도 늘어
"부동산 거래에 대한 사회적 관심 늘어" 

집값 뛰면서 덩달아 뛴 수수료…피켓팅 된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
국토교통부가 최근 중개서비스 대비 중개보수 부담이 크다는 대다수 국민의견과 국민권익위원회 개선권고안을 검토해 중개서비스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정보게시판의 모습. 권익위는 '주택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선'과 관련해 현행 최대 0.9%의 중개수수료가 적용되는 9억원 이상 주택을 여러 구간으로 세분화해 수수료를 0.7% 이하로 낮추는 방안 등 4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모씨(36)는 지난 10일 공인중개사시험 접수를 하러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서울 지역 시험 장소가 모두 마감돼서다. 이씨는 "작년에는 접수 시작한 뒤 하루 이틀 뒤에 접수해도 집 가까운 곳에 쉽게 접수할 수 있었는데, 서울 지역은 전부 마감돼 시험을 보려면 지방에 내려가 숙소를 잡아야 할 것 같다"며 "집값이 뛰어서 중개 수수료도 엄청 뛴 데다 취업까지 어렵다 보니 사람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이 뛰면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도 덩달아 오르자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서울 지역에 있는 시험장은 접수 시작 이틀째에 대부분 마감됐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1~2건의 거래만 성사해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많은 이들이 공인중개사 시험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응시인원 늘어...집값 상승이 요인
1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전국 521개 시험장에서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를 시작했다. 서울 지역에만 102개 시험장에서 10만4000명이 수용 가능하지만, 서울 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시험장이 접수 이틀째인 지난 10일 마감된 상태다. 이날 정오 기준 시험에 접수한 인원은 34만명에 달한다.

공인중개사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에는 31만명이, 지난해에는 36만명이 접수했다. 실제 시험에 응시한 응시인원은 2019년 20만명, 지난해에는 24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에 많은 인원이 몰린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집값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76만원으로 2017년 7월 대비 1억8934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2888만원에서 10억2500만원으로 3억9612만원 치솟았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서울 아파트 절반이 10억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요율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부동산 입장에서는 매매·임대차 계약 1건당 벌어들일 수익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2015년 4월부터 시행된 서울시의 주택중개보수에 관한 조례를 보면, 9억원 이상 매매 수수료는 0.9% 이내에서 서로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있다.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10억2500만원에 0.9%의 상한요유을 적용하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의 주택 매매의 상한요율은 0.05%다. 8억5000만원의 아파트를 구입하면, 최대 922만원 가량의 중개수수료를 부동산에 지불해야 한다. 중개수수료 관련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집값 상승에 따라 부동산 중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개편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논의만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체감상 높아진 부동산수수료만큼 서비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직접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집값 상승에 1~2건만 성사해도"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모씨(36)는 "올 초 갖고 있던 아파트를 판 뒤 옆 동네 아파트를 새로 사는 과정에서 부동산이 인테리어로 인한 이사 일정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는 등 부동산에 불만이 많았지만, 호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항의하기도 어려웠다"며 "한 두 푼도 아니고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부동산에 수수료를 내는데, 차라리 직접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험을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공인중개사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대비 공인중개사 시험장과 수용인원을 확대했다. 공단은 추가로 시험장을 확보해 응시 가능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거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면서 수도권 응시자 수요가 많은 상황이며, 응시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서울·경기권 등 응시 수요가 많은 곳은 시험장 추가 확보 노력을 통해 확보가 되면 접수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