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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카카오페이의 ‘나홀로 재난지원금 마케팅’

[현장클릭] 카카오페이의 ‘나홀로 재난지원금 마케팅’
"카카오페이머니카드로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을 지원받아 사용하면 0.3% 카카오페이포인트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1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정부가 다음달까지 재난지원금이 90%까지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히자 재난지원금 신청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해 카드업계는 고객들의 재난지원금 신청을 먼저 유치하기 위해 각종 마케팅을 펼쳤다. 재난지원금 사용도 카드사의 사용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고객을 많이 확보할수록 그만큼 카드사에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가 재난지원금으로 장사를 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금융당국이 마케팅 자제를 촉구하고 나서자 카드사들의 유치전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이번 마케팅은 자칫 '제2의 재난지원금 신청 유치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령 보도자료에 언급된 포인트 적립 혜택의 경우 카카오페이머니카드를 이용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그럼에도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이를 누릴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를 줘 재난지원금을 연계한 마케팅이라는 지적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용되는 재난지원금의 의미를 고려해 당국은 물론 업계가 관련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사회적 합의가 된 사항인데, 핀테크가 이같은 경쟁에 불을 지핀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수령할 수 있는 예상 재난지원금 규모를 알려주는 '국민지원금 계산기'도 자칫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민지원금 계산기 약관에 따르면 조회 결과는 실제 국민지원금 대상 여부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만약 안내받았던 예상치보다 차이가 있을 경우 결국 지원금 신청을 받는 카드사나 은행에 민원이 몰려 업무혼란이 크지 않겠냐"고 했다.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핀테크의 '재난지원금 이벤트'는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왔다. 특히 이번 재난지원금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수입 감소로 생계가 어려운 소상공인 등에게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에서, 이 이벤트는 아쉬움이 남는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