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숭문고./뉴스1
[파이낸셜뉴스]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이후 서울시교육청과 법적 공방을 이어왔던 서울 마포구 숭문고가 자사고 지위를 스스로 내려 놓고 내년에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동성고, 지난 7월 한가람고에 이어 서울에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하고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학교가 올해만 3곳으로 늘어났다.
숭문고는 17일 '일반고 전환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학부모·학생을 대상으로 10차례에 걸쳐 간담회와 총회를 개최하고 의견 수렴한 결과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일반고로 학교 유형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2학년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80.4%가 일반고 전환에 긍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 당국의 자사고 폐지 정책으로 인해 점점 신입생 모집과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이전에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는 교육청이 10억원의 재정결함보조금, 교육부는 10억원의 추가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고등학교에 고교무상교육이 전면 시행 중인데 반해 자사고의 학비가 비싸다는 점, 대학입시에서 고교프로파일 폐지 등 정책이 바뀌었다는 점도 '자사고 강점'이 사라진 이유 중 하나다.
서울시교육청은 숭문고의 일반고 전환 신청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정취소 처분에 불복해 교육청과 소송 중인 학교인데도 고교 체제의 수평적 다양화라는 정책에 동참해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심의와 청문을 거쳐 교육부에 숭문고의 일반고 전환 동의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자사고 지정이 취소된다.
일반고 전환이 최종 확정되면 학교·법인·학부모·교육청이 참여하는 '일반고 전환 협의체'를 구성해 일반고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전환기 교육과정이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해도 기존 학생은 졸업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면서 자사고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숭문고가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면서 향후 이어질 자사고 관련 소송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숭문고는 2019년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에서 배제·세화·신일·중앙·경희·이대부·한대부고 등 시내 다른 7개 학교와 함께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이후 이에 불복해 법적 대응을 이어온 바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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