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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해저에 지름 600m 분화구 발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2번의 화산활동…형성 시기 연구에 탄력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해저에 지름 600m 분화구 발견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동남쪽 약 500m 떨어진 수심 10m 해저면에서 원형 분화구 흔적(점선)이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 문화재청 지원 첫 해저지질 조사 진행

[제주=좌승훈 기자] 유네스코으로부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성산일출봉 인근 해저에서 분화구 흔적이 발견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강만관)는 성산일출봉 형성과정을 새롭게 규명하기 위한 ‘성산일출봉 해저지질 조사 및 가치 발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산일출봉 인근 해저에서 과거 분화구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성산일출봉은 뜨거운 마그마가 얕은 물과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한 수성화산활동 의해 형성된 응회구(Tuff cone)다. 분출 당시 만들어진 화산재층이 파도에 의해 침식돼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기존 성산일출봉 육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이뤄졌지만, 해저 지형과 지질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그동안 성산일출봉은 5000년 전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는 화산 분출 이후 발견된 조개 화석을 조사해 추정한 것이며, 실제 폭발 시기를 정확히 예측한 것은 아니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해저에 지름 600m 분화구 발견
성산일출봉 [제주관광공사 제공]

그러던 중 지난 4월부터 문화재청 지원으로 첫 해저지질 조사가 진행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중빔 음향측심기를 이용해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반경 3㎞의 해저 지형을 정밀 측량한 가운데, 성산일출봉 동남쪽 약 500m 떨어진 해저면(수심 약 10m)에서 지름 600m에 달하는 원형의 분화구 흔적을 확인했다.

해당 분화구는 지금의 성산일출봉이 형성되기 이전에 일출봉과 유사한 형태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현재 바다 속에는 원형의 분화구 흔적만 남아있다.

분화구 주변으로는 띠 모양의 지형구조도 관찰됐다.
이는 분화구의 외륜이 침식돼 남겨진 흔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또 해저에서 분화구 흔적 외에 과거 해수면이었음을 나타내는 흔적과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들도 발견했다.

책임연구원인 윤석훈 제주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과거 제주도의 화산활동과 형성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해저지형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저 표층 퇴적물 분석, 해상 시추 등을 통해 성산일출봉의 형성 당시 초기 지형과 분포 범위 등을 유추해 수성화산활동의 형성사를 복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