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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대, 장애인 차별 성적조작 사실로 밝혀져

입학정원 10% 모집정지 징계
추가 의심사례 5건 확인 수사의뢰

[파이낸셜뉴스]국립 교육대학인 진주교대가 대학입시에서 중증장애 학생을 떨어뜨리기 위해 서류평가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교육부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성적 조작 의심사례도 추가로 5건 확인됐다. 교육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진주교대에 정원 10% 모집정지 처분을 내렸다.

교육부는 19일 '2018년 진주교대 특수교육대상자전형 입시 조작 의혹' 사안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진주교대에 자체 감사를 요구했고, 이후 지난 5월20~21일 직접 사안조사와 추가 서면문답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성적 조작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당시 진주교대 입학팀장 A씨는 입학사정관에게 위력을 행사해 특수교육대상자전형에 지원한 중증장애 학생의 서류평가 점수를 낮추라고 지시했다.

이 학생은 서류평가에서 점수가 하향 조정됐는데도 불구하고 면접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권인 예비 1번에 포함돼 최종 합격했다. 다만 이 학생은 다른 대학에도 동시 합격해 그 대학에 최종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조사 과정에서 이 학생 외에도 2017~2019학년도 수시모집 특수교육대상자전형에서 서류평가 점수 조작 의심사례를 추가로 5건 발견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해 당시 입학팀장의 지시 여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육부는 사건 관계자 진술과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조직적인 장애인 차별이 아닌 A씨의 개인 일탈로 결론 내렸다. 입학팀장 A씨는 이후 부산교대에 자리를 옮긴 뒤 2020년 이 사안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나 대학 측으로부터 경징계를 받는데 그쳤고 현재 퇴직한 상태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A씨는 해임, 파면 등의 중징계를 할 수 없게 됐다.

추가 처분은 A씨의 2018학년도 장애인 차별 관련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법원 판결이 관건이다. 공무원연금법상 재직 중 저지른 일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경우 퇴직급여가 깎이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대학 측과 당시 보직교수에게도 입시를 부적정하게 운영하고 관련 제보를 방관한 점에 대해 처분을 내렸다. 우선 진주교대에는 특별전형을 불공정하게 운영한 점에 대해 최고 처분인 입학정원 10% 모집정지를 통보했다. 대학에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성적조작 관련 내용을 제보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당시 교무처장 이모 교수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 위반으로 '경고' 조치했다.

교육부는 다른 교대·사범대에서도 장애인 차별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 4년제 교대·사범대 등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실태점검을 실시한다. 의혹 제보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할 경우 교육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사안의 심각성이 중대한 만큼 이번 사안조사 결과 위법·부당이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조치했다"며 "이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