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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여중사 사건 '투명인간' 취급, 2차 가해 정황 확인

해군 여중사 사건 '투명인간' 취급, 2차 가해 정황 확인
[서울=뉴시스]해군 상징. 2021.08.12. (자료=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해군 여중사 사건 '투명인간' 취급, 2차 가해 정황 확인
해군 제2함대 사령부. 2021.8.13/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최근 성추행 피해 관련 사망한 해군 여성 부사관이 가해자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이번 사건 발생·조치 경과를 설명하면서 사망한 A중사가 가해자 B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이후 "B상사가 피해자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무시행위를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B상사는 A중사를 무시하는 등의 2차 가해 행위가 계속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앞서 사망한 A중사 유족 측으로부터도 'B상사로부터 업무 배제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故) A중사는 해군 제2함대 예하 도서지역 부대에서 근무 중 지난 5월 27일 민간식당에서 같은 부대 소속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부대 복귀 뒤 C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당시 C주임상사는 'A중사가 피해 사실이 일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했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정식 보고하지 않았다.

다만, C주임상사는 B상사를 따로 불러 성추행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채 '행동을 조심하라'며 주의를 줬다고 알려졌다.

이후 A중사는 이달 7일 부대장 면담을 통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알렸다. 부대장 D중령은 면담 뒤 A중사 요청에 따라 이달 9일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정식 신고했고, A중사는 그날 피·가해자 분리 차원에서 평택 소재 육상부대로 파견 뒤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부터 긴급 상담을 받았다. 10일엔 상담관 동석 아래 해군 군사경찰 여성 수사관으로부터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A중사는 성추행 피해 신고 사흘 만인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4일 B상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입건 구속 수감됐다. 해군은 A중사를 순직 처리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A중사의 부대장인 D중령은 A중사 파견 조치 뒤 간부 대상 교육에서 "A중사의 피해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돼 이달 17일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상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 위반 혐의로 해군 군사경찰에 입건됐다. C주임상사 또한 현재 같은 혐의로 입건돼 있는 상태다.

서 장관은 특히 지난 5월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해군 A중사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2차 가해를 포함한 전 분야를 낱낱이 수사해 엄정히 처리하겠다"며 "성폭력 예방과 군내 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 그리고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조속히 개선해가겠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