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래공격정찰헬기는 지난 2018년부터 차세대 정찰헬기 개발 계획에 따라 미 육군이 추진 중이다. 비행 중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스텔스 능력까지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센서 융합, MUM-T(멈티, Manned-Unmanned Teaming 유인기과 무인기가 한팀이 되는 복합운영체계) 등의 차세대 기술이 접목되면 그 활용가치와 임무수행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군용 회전익기의 기술혁신과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국가 간 군사력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육군은 2030년대 이후 기존 UH-60 블랙호크 기동헬기는 물론 AH-64 아파치 공격 헬기까지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자료=록히드마틴 시콜스키 홈페이지
■걸프전의 서막, 최선두에 선 8대의 아파치헬기
1991년 1월 17일 새벽, 여명이 동터오기 전 짙은 어둠을 뚫고 8대의 아파치헬기가 사우디 국경을 넘어 이라크 서부진영 90Km 안쪽으로 잠입한다. 이들의 임무는 적의 레이더기지 두 곳을 파괴하는 것이다. 전방 감시 적외선 레이더로 야간비행이 가능한 아파치헬기(AH-64D)는 걸프전 당시 미 육군의 주력 공격기로 활약한다. 회전형 포드에 장착된 적외선 센서는 지상의 적외선 방출을 감지하여 열적외선 이미지로 변환시킨 고해상도의 지형투시 영상을 조종석 스크린에 띄운다.
새벽 2시38분경 아파치헬기가 공격 목표를 포착했다. 목표까지의 거리는 현지점에서 2900m 거리라는 디지털 신호가 스크린에 잡힌다. 아파치헬기는 탄소재질의 특수 장갑으로 기체를 보호하며 30mm 기관포와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다. 조종스틱 사이드에 달린 발사 버튼을 누른다. 175cm 크기의 헬파이어 미사일은 6km 밖의 목표물도 정밀하게 명중시킨다. 이렇게 새벽 3시 직전 아파치 헬기 두대가 이라크의 조기경보 레이더 시설을 초토화 시키면서 걸프전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의 서막을 올렸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방송을 통해 "2시간 전 연합군 공군이 공습을 개시했다.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발표한다.
AH-64 아파치(AH-64 Apache)는 미국 육군의 주력 공격형 헬리콥터이다. 벨 AH-1 코브라의 후속 기종이다. 주요 모델은 AH-64A 아파치와 AH-64D 롱보우 아파치, AH-64E 아파치 가디언은 2000마력 T700-GE-701D 엔진을 장착했다. 제원과 주요 무장은 최고속도 365km/h, 순항속도 265km, 전투행동반경 480km, 최고상승고도 6.4km, 중량대비출력 310W/kg, 30mm M230 체인건 기관포 1문 1200발,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16발 또는 히드라 70mm 로켓 76발, AIM-92 스팅어 4발, AIM-9 사이드와인더 2발이다. 자료=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
■
기계화부대 괴멸과 포로 생포...공격헬기, 현대전의 개념 바꾸어
이 작전에선 2대의 MH-53 헬기의 항법 조력을 받는 아파치헬기 8대가 2개팀(4대 1개팀)으로 편성됐다. 이들이 실행한 일명 “TF 노르망디 작전”에서 각 아파치헬기는 870L의 보조 연료탱크를 장착하고, 8기의 헬파이어 미사일과 19기의 2.75인치 로켓, 1100발의 30밀리 기관포로 무장한 상태에서 아파치헬기들은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지상고도 100피트에서 250피트로 적진을 비행했다. 최초의 헬파이어 미사일은 목표물로부터 2.9㎞ 떨어진 거리에서 발사되어 목표물을 명중시켰다. 4㎞ 떨어진 거리에서는 2.75인치 로켓을 발사했으며, 목표 2㎞ 거리에서는 30mm 기관포로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었다.
이틀 후 이라크가 1월 29~30일 카프치마을에서 실시했던 기계화부대에 의한 연합군에 대한 역습은 미 해병대의 슈퍼 코브라(AH-1W) 헬기가 헬파이어 및 토우 미사일로 격퇴했다. 이 카프치마을 전투는 연합군이 사막의 폭풍작전 기간 중 실시하였던 유일한 방어작전이었다.
1월 17일에는 2대의 아파치헬기가 이라크의 로켓부대 및 박격포진지를 공격할 때 40명의 이라크 병력이 지상군이 아닌 2대의 헬기 앞에 두 손을 들고 항복하여 포로가 되었다. 사막의 폭풍작전 기간 중 이라크 지상병력들은 아파치 헬기 앞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어 전의를 상실하고 두 손을 들게 되었고 아파치 헬기가 가는 곳에는 수없이 많은 포로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걸프전에서의 헬기 운용은 월남전 이후 축적되어온 헬기 과학기술 및 전술의 완성으로 나타났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루메일라 유전지대를 차지하기 위해 신속 점령할 때도 소련제 HIPS 헬기의 공습강습으로 이루어졌으며, 연합군의 '사막의 폭풍작전'도 헬기가 현대전 전장의 최선두에서 정찰과 침투 공격 임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쟁수행 수단 및 핵심 무기체계 전력임을 실전에서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공격 헬리콥터(attack helicopter) 개념
공격 헬리콥터는 적 보병, 장갑차량 및 구조물과 같은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무기를 휴대하도록 특별히 설계·생산되는 군용 헬리콥터이다. 공격 헬리콥터가 사용하는 무기는 자동기관포, 기관총, 로켓 그리고 헬파이어 같은 유도 미사일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많은 공격 헬리콥터들이 공대공 미사일을 휴대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자기방어가 목적이다. 오늘날 공격 헬리콥터의 주요 역할은 두 가지이다. 지상군을 위한 직접적이고 정확한 근접 공중지원 제공과 두번째로 적의 기계화집단과 전차를 파괴하는 역할이다. 또한 공격 헬리콥터는 무장 정찰 역할의 경헬기를 보조하는 데 이용된다.
현재 벨사의 벨 360 인빅터스와 록히드마틴의 레이더 X가 경쟁 중이다. 벨 헬리콥터의 Bell V-280 Valor 육군 버전은 2개의 회전 날개를 기울이는 틸트로터를 채용하고 있다. 최고 속도 560km/h, 비행 거리 최대 3900km/h, 전투 행동 반경 930~1500km로 해군의 오스프리처럼 날개를 축소하는 구조는 아니다. 1대당 비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자료=벨 홈페이지
■공격 헬리콥터, 적 기계화 부대 대응과 다양한 임무 수행
헬기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하여 전쟁의 속도를 더욱 증가시켰다. 헬기는 기계화부대가 지상에서 기동 시 직면하게 되는 각종 제한사항을 일거에 극복한다. 작전수행속도로 계산했을 때 헬기 기동은 기계화부대 기동의 10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헬기는 지형의 제한사항을 극복하고 방자의 준비를 무용지물화한다. 전투의 호기 포착 시 운용되는 헬기 기동은 기습을 달성하고 전장을 축소해 수적으로는 전차대비 10분의 1을 가지고도 그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작전의 반응속도를 단축시킴으로써 새로운 전투양상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헬기는 고정익기에 비하면 개발이 40년이나 뒤질 수밖에 없을 만큼 까다롭고 기계적으로 복잡한 항공기다. 로터블레이드는 구조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고 공기역학적으로 불안하기 짝이 없으며, 속도나 항속거리는 물론 비행고도나 안전성 면에서 고정익기보다 열악하다.
그러나 헬기는 고정익기와 달리 활주로가 필요 없고 정지비행이 가능해 일찍부터 군용기로 각광을 받아왔다.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고 공중에 정지(hovering)해 있을 수 있으며, 전후좌우로 자유로이 기동할 수 있는 기능은 헬기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며 이는 유도무기 사격에 최상의 플랫폼이 되게 하였다.
이러한 헬기는 전쟁을 통하여 그 중요성이 더해져 발전되어 왔으며 미래전에는 'MUM-T(멈티, Manned-Unmanned Teaming)’라는 유·무인 복합운용체계 개념의 등장으로 전장에서 더욱 다양한 입체전을 수행하는 전력으로 중요성이 더해진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