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해병대원들이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내 미국인과 아프간인, 제3국 국민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카불공항으로 접근하는 다른 우회로를 찾고 있다고 CNN, NBC 등 외신들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테러단체 가운데 하나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코라산(ISIS-K)이 카불공항과 그 주변 지역을 위협하고 있어 공항 접근을 위한 새로운 경로가 필요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1일 고위 관리들을 소집해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이슬람국가(ISIS)에서 파생됐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테러단체인 ISIS-K에 대한 대테러 작전을 논의한 가운데 미군이 '우회로' 찾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원 철수를 약속했지만 테러 위협 속에 진행이 순조롭지 않음을 시사한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아프간 상황과 ISIS-K를 포함한 (테러세력에 대한) 대테러 작전," 민간인 탈출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ISIS-K가 공항에 대한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공항 접근을 위한 우회로 필요성을 제기했다.
카불의 한 고위 외교관도 ISIS-K가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ISIS-K의 공격이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관계자 2명은 카불공항에 접근하는 우회로를 개척해 사람들을 공항에 들이는 노력을 미군이 하고 있다면서 새 우회로들은 미국인과 제3국인, 그리고 일정 자격을 갖춘 아프간인들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이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인력을 탈출시키기 위해 가동 중인 최후의 보루인 카불공항은 ISIS-K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공항 주변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차량 폭탄 테러나 자살공격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격포 공격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우회로 개척은 현재 탈레반의 협조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인파를 흐트러트리거나 군중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을 막아야 우회로를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ISIS-K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태동한 테러그룹 ISIS(IS)의 분파라고 스스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IS는 이를 부인하고 있고, 아직 지휘부 등도 온전히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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