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2학년생, 다음 주부터 본격 등교
코로나19 속 2학기 전면등교가 시작된 지난 18일 오전 광주 북구 동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기 앞서 발열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초등학교 1학년생을 둔 이모씨(36)는 2학기 등교 소식이 반갑다. 학교를 가지 않는 동안 글쓰기 연습부터 원격 수업을 듣는 일까지 일일이 지도해주기가 어려워서다. 이씨는 "공부보다는 오랜 기간 학교에 나가지 못하다 보니 친구들을 사귀고 만날 기회가 줄어 사회성을 기르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며 "이제 막 글씨 연습을 할 때라 습관을 잡아주는 게 중요한데, 하나하나 봐주기가 어려워 학교에 가는 편이 낫다"고 했다.
교육부가 2학기 등교 확대 방침을 정한 가운데, 초등학교 1·2학년생을 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등교를 반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1년 이상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원격 수업으로는 기본적인 학교생활과 생활 습관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22일 교육부의 2학기 학사 운영 방안에 따르면 다음 달 3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서울의 초등학교 1·2학년이 등교하고 3~6학년은 원격수업이 이뤄진다. 중학교는 3분의 1 등교, 고등학교는 고 1·2가 2분의 1 등교한다. 고3은 학교 밀집도 조치 예외로, 고등학교에서는 2개 학년이 등교할 수 있다. 초등학교는 오는 23일부터 대부분 개학한다.
초등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정모씨(40)는 "1학기에 2학기까지 학교에 가지 않으면 교우 관계가 엉망이 될 것 같다"며 "아직까지 아이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이 없어서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는 답답함을 감수하더라도 학교에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가 있는 최모씨(38)도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공부보다는 수업시간에 앉아 있는 습관 들이기나 규칙 지키기가 더 중요한 것 같은데 학교에 가지 않으니 한계가 있다"며 "상황이 언제 괜찮아질지도 모르는데, 학교를 안 보내는 것만이 답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연일 일일 확진자 수가 1900~2000명대를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학부모들이 등교를 반기는 것은 체감되는 '학습 격차' 탓이다. 지난 1월 강득구 의원실에서 수도권 내 교사, 학부모, 학생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76.5%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학습 격차가 심화됐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8%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확대에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33)는 "중·고등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도 공부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배워야 할 글쓰기 연습, 글씨 쓰는 순서 등은 원격수업으로 불가능하다"며 "초등학교 1, 2학년생들은 짝 활동, 모둠 활동을 하면서 협동심과 사회성을 기르는데, 이것 역시 원격수업으로는 배울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코로나19로 학교가 없어져도 초등학교 교사는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교육부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 등교와 원격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등교 선택권을 주지 않기로 했다. 대신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불안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학습해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을 확대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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