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흑인 커뮤니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갈수록 늦어지는 가운데 들불처럼 번지는 허위정보가 접종을 방해하는 심각한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24일(현지시간) SNS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허위정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최소 지난 4주 이상 국제적으로 나도는 허위정보가 계속 심해졌고 일반 대중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허위정보가 “바이러스를 더욱 번성하게 만든다”며 새로운 위험요소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운영하는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의하면 이달 23일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32.7%가 최소 1번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 접종률은 1개월 전보다 5.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당 접종률은 5월 23~6월 23일 한 달 동안 12.5%포인트씩 급증했으나 7월과 8월 들어 증가 속도가 반토막으로 줄었다. 24일 기준 전 세계에서 접종된 백신은 누적 50억600만회분이었다.
미국 보건 당국은 허위정보에 따른 백신 기피 현상을 이미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비벡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지난달 발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허위정보가 “공중 보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미 식품의약청(FDA)의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장은 “우리는 불임 유발, 마이크로칩 삽입, 코로나19 유발 같은 백신에 대한 허위정보를 듣고 있다”며 “특히 백신으로 수천명이 죽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미국 미시시피주 보건 당국은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 대신 동물 구충제를 먹으면 안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3일 FDA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정식 승인한 덕분에 백신 보급이 빨라진다고 기대하고 있다.
현지 비영리단체 카이저 패밀리 재단이 지난달 15~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3명은 FDA 공식 승인 이후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백신을 최소 1회 접종받은 비율은 23일 기준 60.3%로 1개월 동안 4.2%포인트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백신 정책을 관장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4일 CNN과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하고 겨울에 돌입하면, 2022년 봄에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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