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리처드슨 페이스북 캡처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엄마와 아이 모두를 앗아갔다. 엄마는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백신을 맞지 않았지만, 결국 아이와 엄마 모두 코로나19에 걸려 숨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미국의 한 임신부가 태아와 함께 사망한 일이 발생했다.
25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지역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헤일리 리처드슨(32)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3주 만에 배 속에 있는 아이와 함께 숨졌다. 리처드슨이 둘째 아이를 임신한 지 6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리처드슨은 코로나19 백신이 신생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면서 그동안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리처드슨은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슨은 기저질환이 없었지만 코로나19 확진 이후 피로감, 후각 상실, 미각 상실 등의 증상을 겪었다. 시간이 갈수록 혈중 산소 농도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증상은 더욱 악화했다. 8월 초에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리처드슨의 남편 조던과 친구들은 지역 사회에 코로나19 감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임신부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신부에게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CDC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백신은 임신, 수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권장된다"며 "임신 중 코로나19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증거가 늘고 있고, 임신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또 임신부가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접종했을 때 유산 위험이 커진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임신부의 코로나19 중증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의 백신 접종률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CDC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현지 임신부의 예방 접종률(1회 이상)은 약 23%에 그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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