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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중사 사건 두번째 공판.. 노모 준위, 혐의 전면 부인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심리, "왜 여기 있나 모르겠다"
유족 측 변호인 "공소사실 전면 부인... 굉장히 유감"


李중사 사건 두번째 공판.. 노모 준위, 혐의 전면 부인
경기도 성남 소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는 고(故) 이모 공군 중사 분향소. 사진=뉴스1

李중사 사건 두번째 공판.. 노모 준위, 혐의 전면 부인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노모 준위가 지난 6월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구속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성추행 피해 공군 李중사 사망사건' 관련 2차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노모 준위는 25일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노 준위는 이날 오전 오전 9시30분부터 열린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공판 심리에 출석 "사건 무마를 위해 피해자 이 중사를 회유·협박한 사실이 없다"며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노 준위는 "아직도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내게 잘못이 있으면 반성하고, 잘못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해명하겠지만 증거자료를 봐도 내가 어떤 일을 했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준위는 특히 이 사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에 대해 "살면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일이 커져 신상이 노출되고 자식들도 피해를 보고 있지만, 난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 중사 유족 측의 고소장엔 기재돼 있었으나, 군검찰의 공소장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준위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자료는 전부 내가 아닌 피해자에게서 나온 것"이라며 "고소장에 적시된 내용이 사실이 아닌데도 군검찰이 기소 유지를 위해 증거를 짜깁기해서 공소장을 작성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군검찰이 자신을 "현행범 다루듯 체포해 지금까지 구속수감 당해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 준위 측은 군검찰이 이 중사 소유 '아이폰'에 저장돼 있는 대화 녹음파일을 증거물로 제출한 데 대해 "'원본'이 아니라 '애플워치'로 녹음된 '사본'에 해당하기 때문에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검사는 "현재 국내엔 애플워치에 저장된 기록을 포렌식할 수 있는 데가 없다. 애플기기는 기록된 내용이 전자적으로 동기화되기 때문에 원본과 사본이 동일하다"고 반박했지만 노 준위 측 변호인은 "동기화도 복사다. 원본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면 증거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준위 측 변호인은 이날 재차 노 준위의 보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일 노 준위에 대한 첫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참석하지 않았으나 노 준위 측 변호사는 노 준위에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군검찰이 공소사실과 함께 제기한 증거사실 대부분을 부인한 바 있다.

노 준위는 이 중사가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 근무하던 올 3월 이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은폐·무마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협박·면담강요죄에 혐의와 작년 7월엔 본인이 직접 이 중사를 추행해 군인 등 강제추행죄 등의 혐의로 6월 30일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날 재판을 방청한 이 중사 유족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해 굉장히 유감"이라며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지만 증거물 등 기록을 검토한 걸 봤을 땐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 보석은 절대로 허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재판부는 내달 3일 증인 심문 등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