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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란민 노린 테러 공격 임박 "공항으로 오지 마라"

아프간 피란민 노린 테러 공격 임박 "공항으로 오지 마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에서 25일(현지시간) 공항에 진입하려는 피란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 대피 기한이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피란민을 노린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방 각국은 아직 아프간에 머물고 있는 피란민들에게 공항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을 노린 테러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격이 “더 이상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 위협”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는 “우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빼내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가 철군 기한인 이달 31일을 넘겨 아프간에 머물 경우, 특히 우리가 탈레반에게 암북적인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테러 공격 위험이 증가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그는 공항 내 철수작전 보다 피란민들이 공항이 오는 과정이 위험해진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우리가 기한을 넘겨 아프간에 머무르더라도 피란민을 공항까지 데려오는 것이 문제”라며 “탈레반이 카불 나머지와 아프간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긴급 경고문을 게시하고 “카불 공항 출입문 외곽에 안보 위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지시를 받지 않은 미 시민들은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고 공항 출입문 근처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영국 외무부도 아프간 여행 권고를 수정해 “만약 카불 공항 근처에 있다면 안전한 장소로 피신해 추가 안내를 기다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호주 역시 아프간 내 자국민들에게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라고 알렸다.

지난해 미국 및 나토와 평화조약을 맺은 탈레반은 약속대로 이달 31일까지 외국 군대가 아프간에서 모두 떠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군과 소수 나토 병력은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인근을 통제하고 피란민을 수송기에 싣고 있지만 이미 탈레반측은 공항으로 향하는 피란민들을 방해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이슬람 무장정차 ‘이슬람 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의 테러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모든 예방 조처를 하지만 위험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날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스푸트니크통신을 통해 “현재 아프간에 IS 테러범이 약 4000명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S 호라산은 알카에다와 달리 탈레반과 협력관계는 아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꾸밀 가능성이 크다.

블링컨은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 시민권자가1500명이라며 이중 일부가 이미 육로로 아프간을 떠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에 의하면 카불 함락 전날인 이달 14일 이후 8만2300명의 외국인과 아프간 피란민들이 현지를 떠났다. 블링컨은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확인한 대로 8월 31일까지 철군 및 피란민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아프간을 떠나길 희망하는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들을 돕는 마감 시한은 없다며 다음달에도 대피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