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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특별기여자' 입국에도 난민 수용 논쟁 격화

아프간 난민수용 반대 31.4%, 선별적 수용 30.0%
반대측 "난민수용 전부 세금..우리도 먹고살기 힘들다"
찬성측 "아프간 우리에게 도움 준나라..아프간戰 책임 있어"
진천군민들 "편하게 잘 지내다 가길"

아프간 '특별기여자' 입국에도 난민 수용 논쟁 격화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지난 26일 오후 한국으로 이송하는 ‘미라클 작전’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한국 정부를 도운 아프간인 조력자와 그 가족 13명이 27일 인천국제공항에 무사 도착했다. 전날 도착한 377명 등 총 390명이 이틀에 걸쳐 입국했다.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인도적 역할과 국익 차원에서 아프간 특별기여자에 대한 국내 수용에 나섰지만, 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한 사회적 논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아프간 난민 수용을 요청할 경우'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31.4%는 반대했다. 나머지 응답자 30.0%는 '한국 정부와 관련됐거나 전문직 위주로 선별 수용해야 한다'고 답했고 '수용해야 한다'는 답변은 27.3%에 그쳤다.

■난민 수용 반대.."우리도 먹고 살기 힘들다"
아프간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이들은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난민 지원에 필요한 예산과 경비에 국민혈세가 투입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 또 종교적·문화적 차이가 큰 아프간인들에 대한 거부감도 내보이고 있다. 특히 난민수용 문제로 큰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의 사례가 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면 어찌됐든 세금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당장 코로나 사태로 우리도 힘든데 여력이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30대 B씨는 종교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가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수용할 만큼의 여력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서로다른 종교와 사회문는 충돌이 뻔하지 않나. 난민을 가장한 탈레반 유입도 걱정된다"고 했다.

난민대책 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 역시 지난 26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이송된 아프간 인들의 난민 수용을 반대했다. 이들은 "아프간 종교인 이슬람은 다른 종교도 인정하지 않고 어린아이와 여자들을 탄압하는 잔인한 사고방식을 가졌다"며 "정부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슬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입국에도 난민 수용 논쟁 격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프간 인사 및 가족들이 27일 오전 임시 숙소로 지정된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유전자증폭(PCR) 음성 판정을 받고 진천 공무원연수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난민 수용 찬성.."도움준 국가"
난민 수용에 찬성하는 이들은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난민 수용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한 청원인은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의료병력과 공병지원단 등을 파병한 파병국"이라며 "어떤 목적으로 파병을 했든, 파병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든 아프간 전쟁과 현재 아프간의 상황에 한국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영국에서는 난민 수용 의사를 밝혔고, 필리핀 역시 마찬가지"라며 "한국은 난민협약에 가입되어 있는 나라다. GDP 등 경제적 여건을 보았을 때도 난민을 받아들일 여력이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본국에서 정치적, 문화적으로 박해를 받는 사람들의 피신을 돕는 것은 인도주의적 의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입국한 아프간인들을 수용키로한 진천군도 '인도주의적 역할'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유재윤 진천군 이장단협의회장은 정부와 간담회에서 "우한 교민 수용에 이어 아프간 협력자들이 진천으로 오는 게 크게 반길 일은 아니지만 막을 일도 아니라고 본다"며 "불안 속에 떨었을 이들이 편하게 잘 지내다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윤진 덕산읍 이장단협의회장도 "격론 끝에 인도적·대승적 차원에서 이들을 맞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천군민들은 아프간 입국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과 성금, 성품 등도 전달할 계획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