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5월 2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쇼핑을 마친 뒤 쇼핑백을 들고 길을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백악관이 올 4·4분기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월 전망했던 것보다 2배 넘게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다른 정부기관, 독립 연구기관들의 예상과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올 4·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기비 4.8%를 기록해 지난 5월 예상했던 2%의 2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차질이 계속해서 물가 상승세를 압박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다만 OMB는 연말까지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겠지만 내년부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격히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OMB는 내년 4·4분기 CPI 상승률이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5월 예상치 2.1%보다는 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CPI 상승률은 2023년에는 2.3%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OMB의 5월 전망에 비해서는 예상치가 급격히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올해 이후 물가 전망은 연방준비제도(연준)와 기타 독립 기관들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OMB의 물가 전망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서서히 약화하겠지만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흐름은 이를 방증한다.
PCE 물가지수는 7월 전월비 0.4% 상승해 6월 상승폭 0.5%보다 낮았다. 그러나 1년 전에 비해서는 4.2% 오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해 가상으로 진행된 잭슨홀미팅 온라인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점에 연설 대부분을 할애했다.
파월 의장은 왜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이 될지, 또 성급한 통화정책 긴축이 왜 경제 성장세에 찬 물을 끼얹을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파월은 그동안 가파르게 치솟으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중고차 가격 등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고, 팬데믹이 안정되면 지난 30년간 전세계 물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토록 해줬던 국제 공급망이 다시 원활히 가동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물가를 끌어올리는 제품군은 비교적 일부에 국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은 아울러 연내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인상은 아직 먼 훗날의 얘기라고 강조해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를 모두 끌어올렸다.
한편 OMB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5월 전망치 5%보다 2.2%포인트 높은 7.2%로 상향 조정했다. 백신 접종 확대와 일상생활 복귀에 따른 급속한 경제활동 확대를 이유로 꼽았다.
높은 성장률 전망은 재정적자 전망치 하향조정으로 이어졌다.
OMB는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5월 예상했던 3조7000억달러보다 6000억달러 적은 3조1000억달러로 낮춰 잡았다. 높은 경제 성장세 덕에 세수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었다.
이와함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16.7%가 아닌 13.9%에 그칠 것으로 전망을 낮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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