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미국 뉴욕에서 아시아계 인종에 대한 증오범조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과 흑인 시위를 함께 겪은 미국에서 아시아인과 흑인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지난해 증오범죄 건수는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는 30일(현지시간) 연례 증오범죄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국의 약 1만5000개 사법 기관에서 제출한 범죄 현황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현재 FBI는 증오범죄를 “인종과 민족, 혈통, 종교, 성적 편향성, 장애, 성별, 성적 자아에 대한 편견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정의하고 있다.
해당 분류에 따르면 지난해 미 전역에서 7759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수치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인 동시에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6% 늘어났다. 증오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범법행위도 1만532건이었다.
증오범죄 가운데 가장 많은 범죄는 인종 혹은 민족 혐오와 관련된 범죄였다. 해당 범죄는 전체 61.9%였다. 아시아계 인종을 공격한 행위는 2019년 158건에서 지난해 274건으로 73.4% 급증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지면서 아시아계 전반에 대한 공격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흑인을 노린 공격도 2019년 1930건에서 지난해 2755건으로 42.7% 늘었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흑인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를 벌이며 약탈과 방화를 일삼자 흑인에 대한 반감 역시 증가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성적 지향과 종교적 편견에 따른 범죄는 각각 20.5%, 13.4%였다. 범죄 유형 별로는 협박이 53.4%로 가장 많았고 단순 폭행(27.6%)과 가중폭행(18.1%)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증오범죄와 결부돼 22건의 살인과 19건의 성폭행도 발생했다.
FBI에 의하면 지난해 작년 증오 범죄 피해자는 1만 명이 넘었고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백인이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이번 발표와 관련해 "흑인 대상 증오범죄가 늘고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도 뚜렷하게 늘었다"며 "지난해 증오범죄 통계는 포괄적인 대응이 긴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자료에 대해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범죄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더 증오범죄가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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