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평범한 금요일 아침. 화장대에 앉아 화장하는 김씨(40). 립스틱을 바르려 거울을 보는데 입이 왼쪽으로 돌아가 있다. 화들짝 놀란다. '아! 어딘가 문제가 생겼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다급하게 가까운 응급실로 향한다. MRI 검사 결과 뇌에 문제가 생겨 언어장애·반신마비 등이 동반되는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다행히 아니었다. 그녀가 진단받은 질환은 '구안와사(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의료진은 '과로'를 이유로 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한다. 안면 근육이 일그러지고 입과 눈, 이마가 한쪽으로 비뚤어진다. 눈도 제대로 감기지 않아 눈이 시리고 눈물도 난다. 주변에서 안면신경마비를 방치하면 안된다는 말과 함께 한방 치료가 좋다는 조언을 듣고 주변 한방병원으로 발걸음을 황급히 돌린다.
실제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은 한방 진료를 양방보다 더 많이 찾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방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9만9342명으로 양방 진료 환자 수보다 약 1만 명 높다. 한방에서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어떤 효과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걸까. 정답은 자생력과 면역력을 높이는 한방통합치료에 있다.
한방에서는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되는 한방통합치료로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한다. 먼저 자생한방병원이 독자 개발한 'SJS 무저항요법'이 활용된다. SJS 무저항요법은 한의사가 손을 이용해 비뚤어진 안면 근육을 정상 위치로 잡아주는 신경근육재훈련 수기요법으로 얼굴 신경과 근육을 교정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어 침치료는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과 근육에 자극을 줘 안면신경기능 회복을 돕는다. 한약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한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혈자리에 직접 놓은 약침은 항염 작용, 면역력 향상 등의 효과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안면 신경과 근육 기능 회복에 좋은 한약 처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후유증 및 재발을 방지한다.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약의 과학적인 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최근 안면신경마비에 치료에 쓰이는 한약 '와사해표탕'의 주요 한약재 '택란'을 분석해본 결과, 신경세포 염증 억제와 신경재생 인자 활성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시행된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으로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의 부담도 줄었다. 1인당 연간 최대 10일까지 기존 금액의 절반만 부담하면 치료 한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높은 치료 효과를 보려면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발병 후 2주가 제일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회복 속도도 빠르고 안면 마비의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발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간 K씨의 초기 대처는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인 것이다.
한방통합치료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도 중요하다. 스트레스 및 과로가 주 원인인 만큼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을 끌어올리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안면 근육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운동법'도 추천한다. 여러 표정을 연습하고 휘파람 불기나 촛불 끄기 등을 틈틈이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하고 난 뒤 따뜻하게 데운 수건을 얼굴에 올리면 근육 이완 및 혈액 순환에 좋은 관리법이다.
가끔 안경신경마비를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해결하려는 환자들이 있다. 이 경우 잘못되면 상태가 더 악화되거나 흉터 등을 달고 오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입 돌아간 나를 보고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가까운 의료기관임을 잊지 말자.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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