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군 사법개혁 제대로 정착시키겠다"
군사법원 "국민·장병에 신뢰받도록 최선"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군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 수사를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이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의 군사법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뉴스1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현실에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고(故) 이모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이중사는 두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국회 본회의에서 군사법원법이 개정된 데 대해 "달라지는 군 사법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겠다"고 8월 31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배포한 자료에서 "지난 2018년부터 공정하고 투명한 군 사법제도를 정립해 장병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고 군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추진해 온 군 사법개혁이 마침내 결실을 봤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군사법원법 개정안에는 △군내 성범죄와 △범죄에 의한 군인·군무원 사망사건 △군인·군무원 신분취득 전 범죄를 군사법원의 재판권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군 이모 중사가 지난 5월 22일 극단적 선택을 한 뒤 군 수사기관 등 군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론이 형성됨에 따라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가 진행돼왔다. 이모 중사 사망 102일 만에 국회가 군 내 성폭력 사건을 민간으로 이관하는 법을 통과한 것이다.
또 개정 법률안엔 △군 항소심을 민간법원으로 이관 △관할관·심판관 제도를 폐지 △군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군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돼 있는 1심 군사법원을 국방부 장관 소속의 5개 지역별 군사법원으로 통합토록 했다.
폐지된 관할관·심판관 제도는 법관이 아닌 일반 장교를 군사법원 재판관으로 세워 부대장 등 지휘관이 소속 부대원에게 선고된 형량을 최대 3분의 1까지 감량해줄 수 있는 권한이다.
1심을 담당하던 30개의 보통군사법원은 국방부 산하의 5개로 통·폐합돼 중앙지역군사법원·제1지역군사법원·제2지역군사법원· 제3지역군사법원·제4지역군사법원이 설치된다.
국방부는 특히 군사법원도 민간법원처럼 군판사 3명으로 재판부를 구성토록 해 "군판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법률가인 군판사에 의한 군사재판을 받을 권리를 더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개정 법률안은 △현재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에 설치돼 있는 보통검찰부를 폐지하고, △국방부장관 및 육·해·공군 참모총장 소속으로 검찰단을 설치하되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은 군검사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선 소속 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하고 있다. 부대장의 구속영장청구 승인권도 폐지된다.
국방부는 이번 법률 개정에 따라 "과거 군 수사·재판에 의혹이 제기됐던 사건들을 민간으로 이관해 피해자·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군 지휘관이 부대지휘에 전념해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법률 개정으로 "군검사에 대한 지휘관·부대장의 구체적인 지휘권 행사·개입을 제한해 군검사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검찰권을 엄정히 행사해 군 사법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장병에게 신뢰받는 군 사법제도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개정 법률안엔 전시 군사법원과 전시 군검찰부 설치·운영 등에 필요한 조문도 포함돼 있다.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시행일은 내년 7월 1일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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