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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카불공항까지 미국인 비밀 호송"

[파이낸셜뉴스]
"탈레반, 카불공항까지 미국인 비밀 호송"
탈레반 전사들이 8월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의 국내선 이륙장 앞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뉴스1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까지 미국인들을 비밀리에 호송했다고 CNN이 8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탈레반 간에 맺은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인 탈출을 위해 미 특수부대가 카불공항에 '비밀 게이트'를 설치했고, 공항에는 미국인들을 안내하기 위한 '콜센터'까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국인들이 사전에 설정된 공항 인근 '집결지'에 모이도록 고지받았다고 전했다. 틸레반은 이 집결지에서 미국인들을 모아 신원을 확인한 뒤 지름길로 미군이 관리하는 비밀게이트로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채 탈레반이 미국인 탈출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작전이 누설될 경우 탈레반의 태도가 바뀔 수도 있고, 8월 26일 카불공항에 폭탄테러를 가한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이 어떤 도발을 할지도 몰라 그동안 사실을 숨겼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미국인 비밀 경호작전은 '하루에 수차례' 이뤄졌다고 미 관리들은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이는 아주 훌륭히 작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 인근 집결지에서 신원을 확인한 탈레반이 미국인 일부를 되돌려보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CNN은 전했다.

미 여권을 소지한 일부 미국인들과 영주권 소지자들이 공항 인근의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들이 잇따른 바 있다.

또 탈레반을 통한 비밀 호송 외에도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와 다른 특수부대원들이 지상에서 미국인들을 콜센터와 연결시키는 역할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부대들은 공항에 자체 '비밀 게이트'를 만들어 때때로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해야 비밀 게이트를 찾을 수 있는지 도보 이동 경로를 알려줘 이들이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프랭크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특수부대원들이 미국인 1064명, 아프간인 2017명, 또 제3국인 127명 이상을 "전화통화와 방향지시, 호송등을 통해" 구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JSOC에는 가장 위험한 대테러작전에 투입되는 육군 델타포스와 해군 실(SEALS) 등의 특수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아프간에 미군이 남겨두고 떠난 대규모 무기와 관련해 이를 철수 전 군사용으로는 쓸 수 없도록 했고, 불용화도 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