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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100조 시대 임박… 슈퍼부처로 거듭난 ‘복지부’

예산규모에 담긴 파워부처들
복지부, 내년 96조 넘는 예산 편성
文정부 남은 임기 복지 집중 풀이
교육부도 88조 배정 ‘역대 최대’
존폐 논란 여가부, 14.5% 증가

예산 100조 시대 임박… 슈퍼부처로 거듭난 ‘복지부’
보건복지부가 내년 96조여원의 예산 편성으로 100조원대에 달하는 슈퍼 부처로 거듭났다. 18개 중앙정부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 배정으로 정부 전체 예산의 16%에 해당한다. 문재인정부가 정권 마지막까지 복지정책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존폐 논란을 겪고 있는 여성가족부는 내년도 예산을 14.5%나 늘려 오히려 역할을 확대한다.

중앙정부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부'로 승격한 중소벤처기업부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규모를 늘려 예산 규모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8.3% 증가한 604조4000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확보한 중앙정부는 복지부다. 올해 대비 8.2% 증가한 96조9377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동안 복지에 힘을 쏟으면서 예산 1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복지부는 생계급여(5조2648억원)와 의료급여(8조1232억원) 등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데 총 13조3880억원의 예산을 짰다.

교육부는 올해보다 12조1773억원 증가한 88조6418억을 배정받아 힘 있는 중앙정부 2위를 차지했다.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중산층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장학금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았다. 관련 예산은 올해 3조9946억원에서 내년 4조6567억원으로 6621억원 증액됐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보다 19.2% 증가한 68조4844억원을 편성해 중앙정부 예산 3위에 올랐다. 이는 18개 중앙정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행안부의 내년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재원인 지방교부세로 올해보다 11조6127억원 많은 63조3674억원이 편성됐다. 행안부는 지방교부세를 제외한 예산을 지역활력 제고(1조7035억원), 예방적 재난안전관리(1조1689억원), 디지털·정부혁신(1조2066억원), 사회통합 및 포용국가(6623억원) 등에 투입한다.

다음으로 국토교통부와 국방부가 각각 60조9399억원, 55조2277억원을 배정 받아 예산 규모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5~10위권에는 국방부(55조2277억원), 고용부(36조5053억원), 기재부(31조779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18조6000억원), 중기부(18조47억), 농림축산식품부 (16조6767억)가 차지했다.

특히 돈줄을 쥐락펴락하는 기재부의 예산이 올해 대비 1조645억원이나 감소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편성과정에서 일반회계비와 기금이 서로 오가고, 다른 부처와의 공동사업이 이관돼 총예산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11조8135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올해도 한때 부의 한 과에 불과했던 중기부보다 예산이 적었다. 중기부는 1960년 당시 상공부(현 산업부)의 '중소기업과'로 출범한 이후 중소기업청을 거쳐 문재인정부 들어 부로 승격했다. 중기부는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 중소기업 피해 지원에 따른 예산이 급증하고 있다. 내년 손실보상금 지급 과정에서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산업부와의 예산 규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어 환경부(11조7900억원), 문화체육관광부(7조1530억원), 해양수산부(6조3365억원), 외교부(3조23억원), 통일부(1조4998억원), 여성가족부(1조411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환경부의 경우 최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도 11조원 이상이 편성됐다. 내년 예산 중 절반에 가까운 5조원이 탄소중립 관련 예산으로 배정됐다. 특히 존폐 논란을 겪고 있는 여가부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14.5%나 늘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