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력에도 8월 계란값 뛰어
추석 전 안정화 다짐했지만
명절수요 늘고 AI 등 변수 여전
계란 값 상승세에 기획재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월 계란 값이 '또' 50% 이상 올랐다. 6월과 7월에 이어 석달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일 가격을 점검하고 있고, 기재부는 주2회씩 '계란회의'까지 벌이지만 속수무책이다. 기재부는 수입란 확대와 재입식 닭의 생산능력 회복 등으로 8월 말부터 계란 가격은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공급확대 정책 덕분에 하반기 가격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AI)와 추석 수요 및 태풍 등 기상이변이 복병이다. "추석 전까지 안정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다짐이 공수표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표정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계란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54.6% 상승했다. 앞서 계란은 올해 1월 15.2% 상승 이후 7개월째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6월에는 54.9%, 7월에는 57.0% 급등하며 상승률이 50%를 계속 웃돌고 있다.
기재부는 계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한훈 차관보 주재로 계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주 2회 이상 계란회의를 열고 있다. 계란 값을 10원 단위까지 파악,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기재부가 긴장하는 이유는 계란 값이 밥상물가의 지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이런 오름세에도 계란 가격이 곧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란을 9월 안에 1억개까지 공급하고, 살처분된 양계농장의 재입식도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입란은 지난 7월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마트 3사에서 유통되기 시작했고 쿠팡 등 온라인쇼핑몰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슈퍼, GS슈퍼마켓 등 기업형슈퍼마켓(SSM)뿐 아니라 메가마트 등 지방 마트에서까지 유통되고 있다. 정부가 공급량을 늘린 탓에 실제로 최근엔 7000원대까지 치솟던 계란 값이 6000원대로 내려갔다. 재입식된 닭들의 생산능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AI로 살처분된 이후 올해 2~3월께 재입식이 진행됐는데, 통상적으로 7개월 이상 지나야 정상적인 크기의 달걀 생산능력이 갖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기재부의 희망사항과 달리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반적인 가격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평균적으로 추석이 있는 9월엔 전월비 흐름상 물가상승 압력이 크다. 특히 계란은 추석 주요 성수품으로 취급돼 공급이 안정화되기도 전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유럽과 아시아에서 AI 발생이 크게 늘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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