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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사의번복 해프닝..바람 잘날없는 국민의힘

정홍원, 사의표명 했지만 이준석 만류로 철회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두고 갈등 지속
이준석 "예의 지켜라" 불참한 洪·劉에 일침
최재형, 역선택 주장 접고 洪·劉와 한배

정홍원 사의번복 해프닝..바람 잘날없는 국민의힘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간담회에 참석해 이날 선거관리위원장 사임 의사를 밝힌 정홍원 위원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9.5/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가 이준석 대표의 극구 만류로 선관위원장직을 유지키로 했다. 이 대표 중재로 당 선관위원장이 경선일정 도중 사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막았지만 내홍의 불씨는 여전해 당분간 경선룰을 둘러싼 후유증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사퇴 번복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공정선거서약식'에 앞서 이 대표와 회동을 갖고 사의를 전격 표명했다. '정홍원 선관위'가 출범한 지 10일 만이다.

정 위원장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놓고 후보들간 갈등이 심화되고 급기야 선관위의 중립성이 의심받는 형국이 되자 더 이상 선관위를 이끌기 힘들다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역선택 방지조항에 반대하는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후보 등은 경선룰 개편 움직임을 보이는 정 위원장을 향해 특정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처사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정 위원장이 대다수 후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에 찬성하는 윤석열 후보에게 사실상 유리한 경선룰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전날에는 5명의 후보가 공정선거서약식에 불참하겠다며 보이콧을 선언, 정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과 관련한 선관위원 표결에서 반대 6, 중재안 6으로 부결됐음에도 정 위원장이 재표결을 하겠다고 하자 반발한 것이다.

결국 이 대표가 정 위원장 사의를 극구 만류했고, 정 위원장이 사의 의사를 번복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이 대표는 서약식 인사말에서 "지난 2012년 총선을 승리로 이끈 공관위원장이셨던, 우리 정부에서 존경받는 총리를 역임하신 정 위원장께선 지도부에 무한한 신임과 지지를 받고 계신다"며 그에게 힘을 실었다.

■내홍 여진은 지속
이 대표의 갈등 봉합에도 불구, 역선택 방지룰을 둘러싼 내홍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역선택 방지룰에 찬성이었던 최재형 후보는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해진 룰을 바꾸는 것이 저의 가치관과 맞지 않아 멈추기로 했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현재로선 역선택 방지조항을 요구하는 후보는 사실상 윤석열 후보 뿐이다. 경선룰을 둘러싼 대립 정국에서 윤 후보가 고립된 모양새다. 하지만 윤 후보측은 이날도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이제 윤석열 후보 한 사람만 남았는데 그래도 미련이 남아 역선택 운운하는 것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룰 개정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얼마든지 선관위의 중립성 논란을 놓고 후보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위원장은 "몇 분이 오늘 참석을 못했는데 우리 선관위가 사심없이 정한 룰엔 협력을 하고 그 룰을 따르도록 해야지 그걸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꼬집었다.

특히 최종적으로 경선룰이 확정되거나 원칙과 중립을 표방한 정 위원장의 중립성이 지속적으로 도마에 오를 경우 제2의 사퇴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