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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의정부미술도서관 랜드마크 급부상…왜?

[포커스] 의정부미술도서관 랜드마크 급부상…왜?
안병용 의정부시장(오른쪽) 의정부미술도서관 탐방. 사진제공=의정부시

【파이낸셜뉴스 의정부=강근주 기자】 의정부시는 미술과 책이 융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술특화 공공도서관을 2019년 11월29일 개관했다. 이는 '책읽는 도시 의정부’를 역점과제로 지속 추진해온 결실이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미술관도 품고 공간도 가구도 작품으로 보이도록 착시효과를 낳으며 전국적인 화제를 뿌렸다. 자료 역시 특별함을 더하고 기획전시는 도서관 운영에 패러다임을 바꿨다. 더구나 독특하고 빼어난 공간 매력으로 다양한 매체 촬영장소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5일 “공공도서관은 이제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추세”라며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작가들과 콜라보로 만든 오브제(소품, 의자 등)를 비치하는 등 공간 매력을 더하고 공간 변화는 도서관 문화를 바꾸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며, 지역을 성장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서관, 미술관을 품다

의정부시는 2014년 도서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용역에서 지역여건 분석과 시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미술 분야를 특성화하는 것으로 건립 방향을 도출했다.

의정부는 천상병예술제, 회룡문화제, 의정부음악극축제 등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 관심도가 높으며 신사실파 6인(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이규상, 백영수) 중 백영수 화백이 96세까지 호원동에 거주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인 예술친화적인 도시다.

하지만 공립미술관 부재 등 지역주민의 문화욕구 충족 및 문화향유를 위한 시설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었다. 이에 도서관 정체성을 미술 분야에 공공성을 강화한 미술특성화도서관으로 결정했다.

[포커스] 의정부미술도서관 랜드마크 급부상…왜?
의정부미술도서관. 사진제공=의정부시
[포커스] 의정부미술도서관 랜드마크 급부상…왜?
의정부미술도서관. 사진제공=의정부시
[포커스] 의정부미술도서관 랜드마크 급부상…왜?
의정부미술도서관. 사진제공=의정부시

◇공간과 가구, 작품이 되다

의정부미술도서관 공간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도서관 가치를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가구는 지루하지 않고 획일화된 모습으로 재단되지 않도록 자유롭게 상상하고 작은 것 하나에서도 호기심이 들고 이 모든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도록 디자인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오픈 공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1층은 아트그라운드로 전시관과 미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2층은 제너럴 그라운드로 일반 공공도서관 역할을 하도록 했는데, 어린이 자료존과 일반 자료존을 분리하지 않아 가족이 함께 와서 같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연결했다.

3층은 멀티 그라운드로 열람과 체험, 창작과 교육, 커뮤니티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 모든 공간은 원형계단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돼 있다. 공간 개방성을 극대화하고자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도서관 내부로 들였으며, 서가 등 가구는 벽면 서가를 제외하고 높지 않은 반투명 아크릴 소재로 제작해 책 속에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도서관이 조용히 독서만 하는 곳이란 편견에서 벗어나 시민광장으로 도서관 가치가 진화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장서 구성, 특별함을 더하다

미술특화 도서관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장서 구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백영수 작가를 모티브로 한 도서관으로 신사실파 섹션을 따로 마련해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사실파 관련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자료수집 자문단을 구성하고 자문의견을 통해 신사실파 작가 작품이 수록된 현대문학 창간호(1955년) 등 희귀자료 55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도록을 별도로 배치해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집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미술관의 출판물을 수집 비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자료를 수집하는 중에 미국 내에서 아시아 컬렉션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에서 기증한 미술전문자료 2200여권은 의정부미술도서관 개관 2주년 즈음에 이용자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또다른 매력, 기획전시

의정부미술도서관은 7월28일부터 ‘연결: 의정부미술문화축제’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의정부미술도서관이 여는 5번째 전시이며 백영수미술관과 공동 개최하고 있다. 백영수, 김선영, 김푸르다, 양홍수, 유벅, 윤엄필, 정창균, 조창환, 최덕호, 최현주, 추니박 등 11명의 작가와 제1회 의정부시 전국 청소년 미술공모전 대상, 최우수상 수상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연결: 의정부미술문화축제’전은 신사실파 동인이자 의정부 대표 작가인 백영수 화백과 지역 작가들을 연결하고, 이미 잘 알려진 중견 작가들과 작가를 희망하는 청소년 예비작가를 연결하는 전시로 ‘발상의 전환’과 ‘연결의 가치’를 지향하는 의정부미술도서관 건립 목적과 정체성이 맞닿아 있는 전시다.

또한 의정부미술도서관 3층 프로그램실에선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컬러링 활동지와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전 11시, 오후 2시에는 도슨트를 통해 전시작품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포커스] 의정부미술도서관 랜드마크 급부상…왜?
의정부미술도서관. 사진제공=의정부시

◇시민 참여, 도서관 명성 더하다

2019년 11월29일 개관 이후 의정부미술도서관 방문자 수는 26만명을 훌쩍 넘겼다. 도서관을 방문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블로그와 각종 SNS 후기를 통해 입소문이 난 결과다. 일반 이용자뿐만 아니라 그동안 전국 170여 곳의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다.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배경에는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매력과 함께 주제별, 연령별로 제공되는 북큐레이션에 있다. 4만3000권이 넘는 책 속에서 분야별 서비스 담당사서가 주제에 맞게 가려 뽑은 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에 시민 호응이 뜨겁다. 또한 미술에 관심 있고 미술을 전공하는 시민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위해 시민 자원활동가를 전시해설사인 도슨트로 양성해 시민의 전시 관람을 돕고 있다.

또한 작업공간이 필요한 신진작가 지원을 위해 오픈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아울러 미술 전공자에게 진로를 결정하기 전에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문화예술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 인재를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드라마-예능프로 촬영장소 러브콜 쇄도

공간 구성 독창성으로 인해 관광명소로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촬영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작년에 방송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선 그림책 이야기를 하면서 도서관을 둘러보는 장면이 방영돼 화제가 됐다.

이후 유재석-조세호가 진행하는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도 도서관의 다양한 공간에서 촬영을 진행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어느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하이클래스(2021년 9월6일 첫 방송 예정)’ 등 다수 드라마 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엘르’, ‘코스모폴리탄’ 등 잡지, FM 라디오,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정보원 등은 우리나라 문화시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통해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소개해 다양한 매체를 통한 의정부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