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50만명 배출…‘제주 옛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 연계
제주 육군 제1훈련소 정문 축주. [제주도 제공]
■ 서울 수복 발판…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는 문화재청이 한국전쟁 당시 신병을 양성해 서울 재탈환을 비롯해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제주 육군제1훈련소 정문’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제주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2리 교차로에 있다. 좌·우측에 2기의 정문이 있다. 가로·세로 2.5m×2.5m에 높이 3.7m이며, 두 기둥 간 간격은 17m 정도다.
한국전쟁 당시 제주도에 설립한 육군 제1훈련소(강병대)의 정문 기둥이다. 현재 9해병여단 제91해병대대에서 관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08년 등록된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와 함께 6·25전쟁 관련 유산으로 역사적인 상징성이 있다. 기둥 축조에 사용된 제주 현무암과 조개껍질 등 건축 재료는 지역적인 특성을 잘 나타낸다”고 밝혔다.
정문 설계자는 고(故) 이영식(1931년생)씨로 알려져 있다. 평양철도전문학교 토목과 졸업생인 이씨는 21살의 나이로 입대한 후, 훈련소 정문 설계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2리 교차로에 있는 제주 육군 제1훈련소 정문. [제주도 제공]
특히 정문 축주에 사용된 제주 현무암과 조개껍질 등의 건축 재료는 제주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형태와 양식에 있어서도 시대성을 보여주는 국방 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초 육군 제1훈련소의 모체인 제25교육연대가 대구에 창설됐지만, 한국전쟁 중 전방에서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병력이 부족해지자, 안정적인 병력 보충을 위해 최후방인 제주도로 훈련소를 이동하며, 1951년 정식 육군 제1훈련소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하루 500명 정도가 입소했지만, 전방 전투가 치열할 시기에는 동시에 8만명이 입소하는 등 1956년 해체될 때까지 5년간 장병 50만명을 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은 앞으로 30일 간의 예고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존 등록된 제주 옛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와 연계해 국가등록문화재로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강만관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은 한국 근현대사의 산 교육장이자, 살아있는 한국전쟁 박물관”이라며 “해당 지역 내 역사문화자원들을 체계적으로 보전·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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