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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과 손잡은 중국 무서워" 위구르 족이 두려움에 떤다

[파이낸셜뉴스] 최근 무장 이슬람 정치 단체 탈레반이 중국을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 살고 있는 위구르족들이 중국으로 강제 추방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은 종교 탄압을 피해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국경을 넘은 위구르인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45년 전 가족과 함께 중국을 탈출한 한 여성을 인터뷰했다.

"탈레반과 손잡은 중국 무서워" 위구르 족이 두려움에 떤다
투한과 그녀의 가족은 수십 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살아왔다. /사진=CNN

탈레반의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투한’이라는 가명을 쓰고 있다는 이 여성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위구르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중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탈레반이 이제 아프간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면서 중국 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우리를 중국으로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탈레반이 우리가 위구르족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면서 “지금 중국에서는 위구르인들이 점점 더 참혹한 탄압을 받고 있다. 아프간에 있는 우리 목숨도 위태로울 지경이다”고 호소했다.

‘위구르족과의 전쟁’의 저자인 숀 로버츠 조지워싱턴대 교수에 따르면 투한은 아프가니스탄에 살고 있는 3000명 이상의 위구르족 중 한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신장 지역을 장악한 후 중국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세기 중반부터 위구르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 대한 종교적 탄압을 강화해왔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2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인들이 이 지역 전역에 퍼져 있는 집단 수용소에 감금된 상태다. 이른바 ‘재교육 수용시설’로 불리는 이곳에서는 강도 높은 정치적 세뇌, 강제 노동, 고문, 심지어 성적 학대까지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이은 대규모 인권 탄압이라는 논란이 일자 중국 정부는 "수용소는 종교적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근절하기 위한 자발적인 "직업 훈련 센터""라고 주장하며 인권 침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투한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이 탈레반에 의해서 중국으로 추방되면 어떻게 될지 너무 두렵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을 탈출해 아프칸에 와서도 우리의 삶은 힘들었지만,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은 최악이다”고 말했다.


"탈레반과 손잡은 중국 무서워" 위구르 족이 두려움에 떤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8일 중국 북부 톈진에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정치부장을 만나고 있다. /사진=CNN

앞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 주 중국 국영방송 CGT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매우 중요하고 강한 나라이며, 우리는 과거 중국과 매우 긍정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상호 신뢰 수준을 개선하고자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로버츠 교수는 "투한의 가족과 같은 위구르인들의 두려움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탈레반이 중국의 호의를 사기 위해 자신들을 중국으로 추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way309@fnnews.com 우아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