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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은 洪, 절치부심 尹… 양강 굳어지는 野 대선판

홍준표 지지율 윤석열 첫 추월
洪, 추석민심 전후로 역전 자신
尹, 정책·비전 발표땐 다시 독주

탄력받은 洪, 절치부심 尹… 양강 굳어지는 野 대선판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1강 체제를 구축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홍준표 의원 상승세가 뚜렷해져서다.

범보수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홍 의원이 처음으로 윤 전 총장을 앞서거나 양측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국민의힘 대선 구도가 양강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홍 의원의 지지세 상승에 일정부분 여당 지지층의 전략적 역선택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홍 의원측은 오히려 중도층 지지까지 받는 외연확장의 증거라며 맞받았다.

■상승기류 洪, 尹추격전 거세

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TBS 의뢰로 지난 3∼4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이 지난 주보다 4.6%포인트 오른 26.3%, 윤 전 총장은 2.3%포인트 오른 28.2%를 기록했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10.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0%), 최재형 후보(4.6%) 순이다.

이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힐 경우 52.7%가 윤 전 총장을 대선 후보로 적합하다고 꼽았고, 홍 의원은 23.9%로 2위였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은 전주보다 0.5%포인트 오른 반면, 홍 의원은 5.6%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고발사주 의혹까지 겹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세가 주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에선 긴급 현안질의가 열려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윤 전 총장측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기사를 갖고 정치쇼를 하기 위해 신성한 대한민국 법사위 장을 이용하는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추미애 자녀 병역 특혜의혹이나 법무차관 음주폭행 사건 때 심각했는데 그때는 현안질의 안하고 이번 것은 받나"라고 따졌다.

이에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국기문란 사건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적어도 검찰이 그런 일을 실제로 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역선택 논란 속 추석 민심 주목

당 일각에선 이번 KSOI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32.3%가 홍 의원을 지지한 데 비해 윤 전 총장 지지는 5.5%에 그친다며 여권 지지층의 전략적 역선택 우려를 내놨다. 하지만 홍 의원측은 오히려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시킨 결과라고 맞서고 있다.

일단 전날 당 선관위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홍 의원측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측은 내친김에 추석 민심을 전후해 윤 전 총장측을 제치는 한편 이후에는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보수, 진보, 중도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더욱 박차를 가해 경선에서 압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캠프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지난 겨울만해도 캠프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점점 캠프 분위기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홍준표의 확장성이 점점 가시화되면서 경쟁 후보 쪽으로 줄을 섰던 현직 의원들 90%가 점점 우리 쪽으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윤 캠프측은 홍 의원의 상승세가 일시적이라는 판단아래 앞으로 윤석열표 각종 정책과 비전을 잇따라 내놓으면 지지율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특히 여당 발 고발사주 의혹의 실체가 없는 만큼 여권의 마타도어가 점차 힘을 잃을 것이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실체없는 여당의 고발사주 의혹 공세는 오히려 여당에게 정치적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