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4일 중국 단둥외곽 지역에서 바라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 대교./사진=뉴시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다리는 모두 3개다. 우리가 사진에서 흔히 접하는 다리는 1943년에 지은 압록강철교이다. 두 가닥 복선철교를 가리켜 '조·중 우의교'라고 부른다. 1911년 개통된 '원조' 압록강철교는 60m 아래에 한 가닥 단선으로 지어졌다. 한국전쟁 때 폭파된 뒤 복구되지 못했다. 중국 측 잔존 교각은 '압록강 단교'라는 이름의 관광지로 유명하다.
2014년 9월 압록강철교 10㎞ 하류에 왕복 4차로로 완공된 신압록강대교는 단둥의 신도시인 랑터우와 신의주 남부를 연결하는 길이 20㎞의 사장교이다. 4000억원의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 20t 이상 화물차량은 다니지 못하던 낡은 압록강철교를 대신해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두 도시 간 물류 교역을 담당할 다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미래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 다리는 완공 7년이 지나도록 미개통 상태이다. 북한 쪽 연결도로 공사가 지연됐고, 해관(세관)도 들어서지 않았다. 중국 지역에만 출입국 관리시설 및 검역시설 등을 갖춘 국경통상구가 갖춰져 있다.
2017년 제6차 풍계리 핵실험 이후 미국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데다 북한이 지난해 2월 초 코로나로 중국 쪽 국경을 봉쇄하면서 단둥 경제는 타격을 입었다. 올 상반기 중국 무역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 대비 23% 증가하는 동안 단둥은 2019년 대비 마이너스 20%를 기록했을 정도다.
신압록강대교의 중국 측 관문이자 랜드마크인 25층짜리 궈먼빌딩이 '귀신 나오는 건물'처럼 방치돼 있다는 소식이다.
준공 7년이 지난 이 건물은 유리창 등 외장재가 깨지고, 철제 기둥이 녹슨 모습이 역력하다. 단둥의 대표적 기업인 수광자동차그룹 계열사가 500억원을 투자한 오피스빌딩이 다리 개통이 미뤄지면서 임대도 막혀 흉물스럽게 변했다. 국제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꽁꽁 묶인 북한의 오늘을 대변하는 씁쓸한 풍광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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