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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성장 둔화되고 물가·임금 상승 압박 심화" 베이지북

[파이낸셜뉴스]
"미 성장 둔화되고 물가·임금 상승 압박 심화" 베이지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한 학교 앞에서 8월 23일(현지시간) 한 엄마가 하교하는 딸을 반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델타변이 확산으로 인해 미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졌다. AP뉴시스

미국 경제 회복세는 둔화된 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임금 상승 압력은 심화됐다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이 공급망 위축을 심화시킨 반면 경제 회복세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운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8일(이하 현지시간) 지역 경제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성장세 둔화 속에 물가 상승 압력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8월 고용동향 둔화와 맞물려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 테이퍼링을 결정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게 됐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 경제회복세는 7~8월 델타변이 확산세 속에 둔화된 반면 물가 상승 압박은 심화했다.

경제활동 둔화는 팬데믹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외식산업, 관광산업 등에 집중됐다.

베이지북은 "경제활동 둔화는 대부분 지역에서 주로 외식, 여행, 관광 산업 위축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이는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보건)안전 우려를 방증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12개 지역연방은행 관할 구역의 경제활동 흐름을 보여주는 베이지북은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주요 회의 자료로 활용된다.

베이지북에서는 델타변이가 미 경제회복세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음이 확인됐다.

뉴욕시는 델타변이로 인해 푸드쇼, 모터쇼 등 올 여름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행사들을 취소했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각 기업의 사무실 복귀로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됐던 상업부동산 업계가 델타변이에 따른 복귀 계획 연기로 인해 이같은 기대를 접었다.

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델타변이 확산세 속에 잠재적 주택 구입자들이 매물 확인을 미루면서 주택시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됐다.

팬데믹 이후에 자리를 굳힌 부품·인력 부족에 따른 생산둔화 역시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었다. 연준은 자동차·주택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계속해서 위축되고, 약속했던 자동차 출하도 지연되는 일이 잦아졌다.

기업들은 직원 확보에도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제품 가격 상승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높은 수요 속에 기업들은 비용 상승분을 거리낌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 속에 직원 확보 경쟁 속에 임금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앞으로 '수개월' 뒤에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상승분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지북은 "(원료) 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핵심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면서 이같은 비용 상승은 조만간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지북은 "일부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점점 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는 것이 쉽다고 답했다"면서 "다수 지역에서 기업들은 수개월 뒤 자사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역 연방은행 가운데 연준의 금융시장 창국 역할을 해 가장 발언권이 센 뉴욕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설을 통해 미 경제 회복세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 안에 자산매입을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3일 공개된 실망스런 8월 고용동향 여파로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이 이달이 아닌 11월 2~3일 FOMC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물가상승 압박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베이지북이 또 다시 변수로 작용하게 생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