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 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네 생각이 문득 나더라
어디야 지금 뭐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배우 박보검이 아웃도어 광고에서 가수 적재의 노래 '별 보러 가자'를 리메이크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노래입니다. 저도 가끔 저녁 하늘을 보면서 흥얼거리는 노래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발생하고 최근 며칠 동안에는 2000명 이상씩 발생했습니다. 실내시설보다 야외를 추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오늘은 밤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별을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매년 천체사진 공모전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수상작을 발표했었는데요.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9번째 공모전은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공모전 수상작 발표 당시에는 제가 대상 사진만 보여드렸었습니다.
공모전에 응모한 194개 작품중 27개의 수상작은 가장 가까운 달과 태양 그리고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여러 행성들, 저 멀리에 있는 수많은 별들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가까운 천문대에서 밤하늘을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게 아니라도 주말에 시간을 내 시골에서 밤하늘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럼 별 보러 가시죠.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의 대상 사진인 공양식 씨의 '니오와이즈 혜성'. 4800년만에 지구 옆을 지나는 혜성으로 향후 6000년 이후에나 지구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천문연구원 제공
■6800년 후 다시 만나요
2020년 3월 27일, 천문학자들은 이름 모를 혜성이 지구 근처로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니오와이즈(NEOWISE)' 탐사위성이 발견한 33번째 혜성인데요. 발견당시 지구로부터 2억5000만㎞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적외선 관측 결과 혜성의 핵 지름은 5km 내외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태양을 통과하면서 혜성의 궤도 주기가 약 4500년에서 약 6800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 니오와이즈 혜성은 6800년 후에나 지구 가까이 지나간다고 합니다. 이 니오와이즈 혜성은 1997년 우리나라에서 맨 눈으로 관측이 가능했던 헤일 밥 혜성 이후 23년만의 이벤트였습니다.
그해 7월 초순부터 동틀 무렵이면 우리나라 북동쪽 지평선 부근 하늘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7월 중순까지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공양식 씨가 2020년 7월 18일에 촬영한 이 '니오와이즈 혜성'이 대상을 차지했었습니다.
공 씨는 니오와이즈 혜성의 전체 모습과 세부 모습을 담기위해 모자이크와 HDR 기법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핵에서 분출되는 구조와 모든 꼬리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니오와이즈 혜성은 일반적인 혜성의 특징인 먼지꼬리와 푸른 이온꼬리 이외에 비정상적인 붉은 나트륨 꼬리를 보였고 이모습까지 같이 표현했습니다.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의 최우수상 사진인 이성모 씨의 '화구와 은하수'. 은하수를 배경으로 커다란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다. 천문연구원 제공
■밤하늘 속 폭죽놀이
은하수는 지구에서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우리 은하의 모습입니다. 천구를 가로지르는 띠 모양을 하고 있으며, 밝은 띠 중간에 검은 줄무늬가 포함돼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수의 이런 모습은 태양계를 포함하는 우리은하가 납작한 원반 모습이며, 태양도 이 원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은하수는 황도에서 약 60도 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성모 씨의 '화구와 은하수'가 최우수상에 선정됐는데요.이 씨는 2020년 3월경 강원도 인제에서 은하수를 촬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커다란 유성이 떨어지면서 '월척'을 건졌다네요. 마치 폭죽처럼 강렬하고 짧게 빛을 발하면서 그 뒤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인생에서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이시우 씨의 ''ISS' Double Solar Transit'.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우주정거장이 태양안에 들어가 았다. 천문연구원 제공
■태양 속으로 들어간 우주정거장
국제우주정거장(ISS)는 상공 400㎞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무게가 450톤, 길이 108.5m, 폭 72.8m로 축구경기장 크기인 ISS는 전세계가 지금까지 만든 가장 큰 우주비행체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저궤도를 시속 약 2만7000㎞의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ISS는 지구에서 보이는 물체중 태양, 달 다음으로 밝습니다. 이는 갈과 같은 원리로 태양빛을 반사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자주 보게 된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이시우 씨가 쵤영한 'ISS Double Solar Transit'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에 선정됐습니다. 'ISS' Double Solar Transit 현상은 하루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이 같은 장소에서 태양 면을 두 번 지나가는 현상입니다. 사진은 고도 5도인 태양 면을 통과하는 ISS와 고도 68도인 태양 면을 통과하는 ISS로, 고도 차이별 국제우주정거장의 크기를 잘 보여줍니다.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심우주 부문 금상을 수상한 송정우 씨의 '우주를 향한 물음표'.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심우주 부문 은상을 수상한 윤관우 씨의 '고비에서 바라 본 말머리성운 지역'. 천문연구원 제공
■아름다운 은하
심우주 부문의 금상과 은상은 송정우 씨의 '우주를 향한 물음표'와 윤관우 씨의 '고비에서 바라 본 말머리성운 지역'입니다.
송정우 씨의 '우주를 향한 물음표'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주를 보고 사진을 찍다보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이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궁금하기에 관측을 하고, 그 관측을 통해서 연구를 하며, 또 사진으로 남기기도 합니다. 인류가 우주의 일부분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우주도 우리를 향해 물음표를 던지는지, 성운으로 물음표를 표현 한 것 같습니다. 물음표 성운의 대한 대답을 우리는 과연 할 수 있을까요?'
'고비에서 바라 본 말머리성운 지역'사진을 윤관우 씨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사진은 아마추어 천체사진가라면 누구나 한번은 찍어봤을 대상, 즉 말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말머리성운이라 불리는 '말머리성운 지역(HNR)'입니다. 윤 씨는 개인적으로 해마를 닮았다고 합니다.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지구와 우주 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원정 씨의 'Space Hole'.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지구와 우주 부문 은상을 수상한 윤은준 씨의 '환상적인 풍경'. 천문연구원 제공
■지상과 우주의 조화
다음은 지구와 우주 분야에서 금상과 은상을 차지한 이원정 씨의 'Space Hole'과 윤은준 씨의 '환상적인 풍경'이다.
'Space Hole'는 이원정 씨가 2018년 8월경 서호주 피너클스 사막의 전천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원정 씨는 당시 처음 맞이하는 호주의 밤 하늘에 놀라 그 자리에 누워 하늘을 감상했다고 합니다. 이 씨는 "바위 틈 사이에 누워 지평선까지 별이 있는 하늘을 감상하니 금성, 달, 화성, 목성 선명한 황도광과 더불어 하늘이 더욱 둥글게 느껴졌고 하늘에 있는 블랙홀이 저와 주변 바위들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느낌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늘뿐만 아니라 주변 땅과 바위까지도 같이 파노라마 촬영해 주변이 담긴 전천어안형태로 표현했습니다.
'환상적인 풍경'은 윤은준 씨가 2018년 12월에 경남 합천군 황매산군립공원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윤은준 씨는 비르타넨 혜성과 쉴새 없이 쏟아지던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담았습니다. 윤 씨는 초록색 빛을 내는 것은 비르타넨 혜성이며, 쉴세 없이 떨어지며 수 년 간 가장 많은 수의 유성우 비가 내리던 풍경을 한국적 풍경과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수상작의 사진들이 있습니다. 정말 하나같이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느껴집니다. 이 사진을 촬영한 분들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심우주 부문 은상을 수상한 김석희 씨의 '장미 성운'.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심우주 부문 동상을 수상한 변영준 씨의 '서울 하늘에 뜬 우주 해파리'.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심우주 부문 동상을 수상한 강한결 씨의 '영혼 성운'.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지구와 우주 부문 은상을 수상한 강지수 씨의 '개밥바라기와 겨울철 일등성 일주'.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지구와 우주 부문 동상을 수상한 박인영 씨의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유성우'.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지구와 우주 부문 동상을 수상한 최진호 씨의 '밤하늘의 한 줄기 빛'.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태양계 부문 금상을 수상한 염범석 씨의 '태양계의 행성들'.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태양계 부문 은상을 수상한 서영균 씨의 '달을 품은 동네'.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태양계 부문 은상을 수상한 박정원 씨의 'MOON : 29일 간의 기록'.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태양계 부문 동상을 수상한 최승용 씨의 '2020 - Our Solar System with Sun and Moon'. 천문연구원 제공
제29회 천체사진공모전 태양계 부문 동상을 수상한 최순학 씨의 '초승달 모자이크'. 천문연구원 제공
과학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어렵다', '딱딱하다', '다른 세상의 얘기'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저 또한 과학 관련된 곳을 처음 출입했을때 마찬기지였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귀 기울여보면 우리 일상에서 많이 접했던 것들입니다. 과학분야에서 쓰는 단어들이 좀 어려울 뿐이죠. 그래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봤습니다. 국내 여러 곳에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보셨다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함께 제가 소개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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