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화해 모드 현안 논의
관계 정상화 필요성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현지시간) 지난 2월 상견례 이후 7개월 만에 90분간의 전화통화를 갖고 두 나라의 갈등 현안을 논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책임론, 대만·홍콩 문제 등으로 충돌 일보직전인 두 나라의 갈등 해소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바꿀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동안 날을 세워온 대만 문제에서 한발 물러나며 관계 회복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은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올리는 데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두 정상이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합의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공통으로 언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날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CBS방송은 보도했다. 전면적인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양국 관계를 풀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과정에서의 혼란,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궁지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 분쟁 해결을 통해 정치적 해결의 장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보인다.
주요 2개국(G2) 간 무역 분쟁으로 피해가 큰 만큼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재계에서 높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면회담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보도했다. 조만간 직접 대면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의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는 "양국이 경쟁으로 인해 충돌에 빠질 이유는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한다.
경쟁이 분쟁으로 바뀌지 않도록 두 정상이 양국의 책임에 대해 논의한 점도 시의적절했다. 다만 안보·무역·첨단기술 등 각종 분야에 대한 양국의 치열한 입장차와 대립상이 얼마나 극복되고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다만 경제회복이라는 세계적 현안에 있어서 양국 협력의 필요성과 함께 북핵 등 한반도 이슈에도 두 나라 간 입장차를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기대 또한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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