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슈퍼위크·호남 투표 분수령
이재명, TK에서도 과반 득표
일찌감치 승세 굳히겠다는 계산
이낙연, 텃밭 호남서 역전 노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이번 TK(대구·경북) 경선에서도 과반 이상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일찌감치 대세론 굳히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만 라이벌인 이낙연 전 대표도 추석 뒤 열리는 텃밭 호남 경선에서 조직력 우위를 앞세운 역전승을 목표로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3연승, 대세론 지속
이 지사는 11일 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 경선 순회 경선에서 과반 득표율 51.12%를 얻어 이 전 대표(27.98%)를 23.14%포인트차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누적 득표율에서도 세차례 합산 53.88%(2만 7046표)로 이 전 대표 누적득표율(28.14%)을 25%포인트 이상 격차로 크게 앞섰다.
다만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의 TK 경선 득표율 51.12%는 충청권 득표율(54.72%)보다는 3.6%포인트 낮은 수치를 보이는 등 다소 주춤한 양상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에선 1위 후보에 대한 '밴드웨건 효과'(대세론 바람)가 약화됐다 주장부터,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어 대구·경북이 고향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14.84%)이 3위를 차지하며 정 전 의장과 3, 4위 순위를 뒤바꿔 눈길을 끌었다. 추 전 장관이 대구 출신 홈그라운드 효과에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의혹 정국에서 공세를 강화한 것이 득점 요인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정세균 전 국무총리(3.60%) △김두관 의원(1.29%) △박용진 의원(1.17%) 순이었다.
TK 성적표에 대한 후보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이 지사는 "저희가 기대한 것 이상의 지지를 보여주셨다"며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 있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마지막까지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전 대표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다"며 "아직 부족하다. 남은 일정에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호남 경선 최대 분수령
당내 경선이 초반전을 지나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경선의 운명을 가를 최대 변수는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외에도 추석 뒤 호남 순회 경선(25~26일), 10월 3일 발표되는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꼽힌다.
이 전 대표는 의원직 사퇴 승부수로 배수진을 친 상황이어서 그의 텃밭 호남에선 일부 동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호남은 역대 대선에서도 '대통령 될 후보를 밀어준다'는 전략적 선택을 해온 점에서 결과 예측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 일각에선 호남 대첩을 앞두고 일부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지사의 과반 이상 연승 행진이 이어질 경우 경쟁 후보들의 단일화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지사 대세론을 변수로 꼽는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내달 10일 최종 선출된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이재명 지사로선 초반 3연승이 남은 경선일정에서도 대세론 굳히기로 가는 가장 큰 동기부여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이제 추석민심이 반영된 25, 26일 양일간의 호남 대첩이 이재명 굳히기냐, 이낙연 반전이냐를 가늠하는 최대 이벤트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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