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히잡을 착용한 여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점령 이후 12일(현지시간) 새 정부 출범을 알린 탈레반이 여성 교육에 대한 방침을 밝혔다. 탈레반은 교육 자체는 허용하되 남녀공학 수업을 금지하고 이슬람 복장을 착용한 여성만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탈레반 과도정부의 압둘 바키 하카니 고등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새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탈레반 정권은 지난 1996~2001년 집권 당시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우며 여성에 대한 교육을 막았다.
하카니는 시간을 20년 전으로 되돌리지 않겠다며 "우리는 오늘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은 대학 교육 뿐만 아니라 졸업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서 조건을 달았다.
우선 하카니는 "우리는 남녀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남녀공학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여성은 의무적으로 이슬람 전통 복장인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히잡은 일반적으로 머리카락과 귀, 목을 가린 채 얼굴만 내놓은 스카프 형식의 복장이다. 과거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전신을 전부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요구했다. 하카니는 히잡이 특정 의복을 지칭하는지, 아니면 부르카까지 아우르는 이슬람 전통 복장 전체를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도 재검토한다고 말했으나 정확히 선을 긋지 않았다.
앞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내세우며 음악과 예술 교육을 금지했다.
지난달 수도 카불을 점령했던 탈레반은 지난 7일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과도 정부를 구성했다. 12일에는 공식 정부 출범식을 생략하고 카불 대통령궁에 탈레반 깃발을 올리며 정부가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