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선밸리에서 열린 주지사 소환투표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주민 소환 투표는 14일 실시되며 소환 찬성표가 반을 넘기면 뉴섬 주지사는 그 직을 상실하게 된다. AP뉴시스
미국 정치권이 오는 14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투표에 주목하고 있다.
투표 결과 개빈 뉴섬 (민주당) 현 주지사가 소환될 경우 그 여파가 캘리포니아주 뿐만 아니라 미국 다른 지역에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섬 주지사가 소환되고 공화당 후보가 그 자리를 차지라도 할 경우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 등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에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의 입지가 더 강화되고 나아가 내년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 이번 투표가 중요하다고 12일 USA투데이가 분석,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공화당 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약 500만명이 많은 곳으로 주지사를 빼앗길 경우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앞으로 정치적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UCLA대학교 제브 야로슬라브스키 교수는 “캘리포니아주가 재채기를 하면 나머지 미국이 감기에 걸린다”라며 이번 투표로 뉴섬 주지사가 물러날 경우 민주당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섬 주시사는 차기 대선 후보로도 거론돼 그가 소환될 경우 민주당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심각성을 깨닫고 13일 캘리포니아주로 가서 뉴섬 지지 유세에 참가할 예정이다.
미국 역사상 주지사가 투표로 소환되면서 물러난 경우는 지금까지 두차례로 1921년 노스다코타주에서, 그리고 지난 2003년 캘리포니아주에서 그레이 데이비스가 영화 배우 출신인 아널드 슈워제네거에 자리를 내줬다.
공화당은 캘리포니아주의 잦은 산불과 가뭄, 치솟는 주택 가격으로 악화되고 있는 노숙자 사태를 예로 들면서 이것이 모두 뉴섬 같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만든 인재라는 점을 부각시켜왔다.
뉴섬 주지사 소환 움직임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부터 추진돼왔다. 당초 세금과 이민 같은 정치문제로 시작한 것이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뉴섬 주지사가 재택 근무 같은 조치를 서둘러 실시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다른 주에 비해 캘리포니아는 비교적 억제에 성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민들의 피로가 증가하고 강력한 방역에도 확진자 급증을 피하지 못하자 소환 운동이 설득력을 얻었다.
또 시민들에게는 외식 금지와 해수욕장 출입 등 강도높은 방역 조치를 내린 뉴섬 주지사가 지난해 11월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로비스트들과 식사한 사실이 폭로돼 150만명 이상이 소환 투표 요구 서명운동에 추가로 참가했다.
뉴섬은 지난해 5월에는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확산이 베트남계 시민들이 많이 운영하는 네일살롱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가 아시아계 주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경제활동이 재개했지만 주내 식당의 약 3분의 1이 이미 문을 닫고 해수욕장과 거리, 공원에 노숙자들이 급증한데다 델타 변이 코로나까지 확산되면서 뉴섬 주지시가 큰 위기에 몰리고 있다.
현재 주지사 후보로 46명이 등록했으며 이중에서 보수성향의 흑인 라디오 방송인 래리 앨더가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환투표는 투표용지에 소환의 찬반여부를 묻고 만약 50% 이상이 소환을 찬성하는 결과로 나올 경우 원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후보들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득표율 20%대로도 승리할 수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정치분석 기관 파이브서티에잇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뉴섬 소환 반대가 53.5%, 찬성이 42.7%인 것으로 아직 그가 주지사직을 지킬 확률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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