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정찰 기초자산, 북 도발 감시 공백 없는 음영구역 제로화 필요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사진=뉴스1
박정천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2021.09.07. (사진=노동신문 캡처)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박정천은 지난 11~12일 실시된 시험발사에서 "오늘의 이 성과는 우리 당의 국방과학기술중시정책이 안아온 빛나는 결과이며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떨쳐나선 국방부문에서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라며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과 군수공업의 무진장한 능력에 대한 또 하나의 일대 과시"라고 말했다.
■박정천 북한 최고위 상무위원 군부 서열 1위, 향후 미사일 도발 등 주도할 듯
이번 시험발사는 최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주관하고 당 중앙위 부부장인 김정식, 전일호가 참관했다.
박정천은 또 "국방과학부문에서 나라의 방위력,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 더욱 매진 분투해 우리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웅대하고 전망적인 전쟁 억제력 목표 달성에서 계속되는 성과들을 쟁취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천은 리병철과 함께 문책을 받아 군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됐지만 이달 7일 돌연 북한 최고위 5인방인 상무위원으로 승진하고 군부 서열 1위로 올라섰다.
이번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를 발표한 박정천의 등장은 향후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이 이날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공개에 따라 지속해서 신형 미사일 시험 등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감시·정찰 기초자산, 북한의 도발 사전 포착 능력 극대화 중요
군사작전은 ‘감시·정찰→추적→요격→전과판단’의 4단계로 이루어진다. 감시능력이 저하되면 상대방의 무기가 아측 근처에 접근 여부를 확인하는 적시적 추적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추적능력이 저하되면 요격성공도 보장할 수 없다. 전과판단도 감시·정찰자산이 유용한 도구이므로 이 단계에서도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그만큼 기초적 군사인프라인 감시·정찰자산은 중요하다. 감시·정찰자산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능력에 대비하는 기초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초소형위성체계 형상 및 운용도. 2021.09.10.자료=방위사업청 제공
방사청은 지난 3일 "미래 안보전략 차원에서 국방 우주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감시·정찰 및 통신·항법용 인공위성과 발사체 등 우주 분야 핵심기술과제 개발에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재 총 939억원을 들여 진행 중인 '차세대 정찰위성용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체'(2020~25년·259억9000만원) 등 국방 우주개발 관련 10개 과제를 개발 중이다.
방사청은 이에 더해 '차기 군 정찰위성용 하이브리드 영상레이더(SAR) 안테나 핵심 구성품 개발'(2021~24년·497억원) 등 4개 과제에 867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착수 예정인 핵심기술과제가 완료되면 앞으로 군 위성체계-Ⅱ, 초소형위성체계 사업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정찰위성 영상레이더(SAR) 형상.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이에 대해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은 "다른 물체들과 뒤섞여 있는 도심, 군사기지, 숲속에서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와 군사무기체계 구별"을 위해서 "한국군은 해상도(resolution) 30cm급 이내의 영상(EO/SAR)정찰위성 15~20여기를 시급히 갖추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다양한 무기체계로 수백~수천 개의 유형별 기만장비를 운용하는 기만전략에 능하기 때문에 고해상도나 초고해상도의 정찰위성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아울러 "초소형 위성과 같은 1m급 저해상도 레이더파 위성은 주변물체와 섞여 번지는 재밍현상이 심해 물체 유무조차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조언했다.
지난 9일 열병식과 13일 장거리순항미사일 도발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북한의 발표보도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반복됐다. 우리 군에서 북한에 대한 실시간 정보 오픈은 우리의 감시·정찰 정보능력이 적에게 알려져 기만을 당할 우려 등 보안규정의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50조를 넘게 쓰는 국방부에서 북한 무기에 대한 공개 가능한 정보를 알려주기 전에 북한 보도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초라하지 그지없다.
문제는 북한은 그들의 열병식과 군사도발 세부 보도를 한국의 언론기관이 학수고대하고 있음을 주지하고 김정은 정권의 입지를 높이는 방식의 보도시기 조절과 극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반길주 전임연구원은 "감시·정찰자산은 북한의 도발 감시나 탐지에 작은 공백도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 음영구역을 제로화해 북한군의 작은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감시할 수 있는 첩보위성의 조기 확보로 군사작전의 첫 단계 능력에 완전성을 갖추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군의 우주능력 신장도 중요하며 정보자산과 공군의 우주역량을 연계한 포괄적 정책도 필요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우리의 군사전력건설 중 감시·정찰 자산 구축에 비대칭성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 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의 사명과 국익의 관점에서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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