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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12억 집이 장부價 1억 "시프트 자산가치 축소 평가"

경실련, SH 장기전세 분석
209곳 시세대비 총 26조 낮아
"적자사업 회피 말고 적극 확대"

시세 12억 집이 장부價 1억 "시프트 자산가치 축소 평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자산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주택 자산의 제대로 된 평가와 적극적인 공공주택 확대방안 제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 자산가치가 시세 대비 저평가돼 자칫 적자사업으로 보일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SH가 공개한 장기전세주택의 장부가는 7조5000억원, 호당 2억3000만원으로 실제 자산가치(3조7000억원, 호당 평균 10억원)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 SH 등이 취득한 장기전세아파트 총 209개 단지 3만2964세대의 취득원가, 장부가, 시세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시프트라고도 불리는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시와 SH공사가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로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 프로그램이다. 무주택자가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와 SH가 공급한 209개 단지의 장부가와 시세 간 차이 총액은 2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전세주택의 자산가치가 시세 대비 저평가되면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사업으로 보일 수 있어 적극적인 공공주택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2007년 공급된 발산2단지(전용 59㎡) 취득가는 1억1000만원, 장지10단지 1억5000만원이었지만, 올해 기준 이 단지의 올해 7월 기준 시세는 각각 7억8000만원, 12억5000만원으로 취득가 대비 7~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H가 평가한 이 단지들의 장부가는 각각 8000만원, 1억2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토지가치 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건물 감가상각만 반영해 현재 시세가 오히려 취득가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장부가와 시세 간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강일1지구로 조사됐다. 1667세대가 공급된 강일1지구의 현재 시세는 1조6930억원이지만, 장부가는 3502억원으로 시세 대비 1조3000억원 이상 축소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장기공공주택은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과 자산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공주택 사업"이라며 "서울시는 공공주택사업을 적자사업으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자산을 제대로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