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이달 29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이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 기득권 정치의 영향력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고시를 하루 앞둔 16일 선거 구도가 사실상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의 2파전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밀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도 일단 완주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이나, 결선 투표로 갈 경우에는 아베·아소의 표가 기시다에게 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노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반(反)아베 선봉장인 이시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손을 잡았다. 고노 장관은 이를 통해 당원·당우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고, 결선투표 없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고노는 소속 파벌인 아소파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지지 확보에 주력했으나 끝내 지원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 개혁적 성향의 이시바와 연대하기로 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두고, '아베' 대 '비(非)아베', 자민당 '기득권 정치' 대 '개혁 정치'의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시바는 지난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포기 결정을 밝히며 "개혁에 뜻을 둔 세력이 나뉘지 않고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새로운 자민당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은 당내 파벌 기반은 약하나 대중적 인기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국회의원(중의원, 참의원)과 일반 당원·당우표가 50대 50이다. 이들의 대중적 인기가 당원·당우 표심을 움직이고, 나아가 자민당 '젊은 국회의원'들의 표심까지 파고들 경우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에 기시다는 "4번 타자를 3명이나 모은 것"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이 1차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의원 표가 많은 결선투표로 넘어가면, 아베·아소표가 기시다로 갈 가능성이 높아 역전패 당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고노와 기시다, 누가 더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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