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바람이 불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삼척화력발전소의 자금조달이 단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탈석탄 바람이 불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석탄화력발전소 관련 기업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이에 삼척블루파워는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이 막히면서 기업어음(CP) 시장으로 우회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16일 CP 1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통상 CP는 만기가 90일 이내이지만 이번 CP는 만기가 2022년 9월 15일까지로 1년물이다.
삼척블루파워의 CP 발행은 설립 후 처음이다. 삼척블루파워가 조달 수단을 회사채가 아닌 CP 발행으로 선회한 데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투자환경을 현격히 바꿔놨기 때문이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 운영사인 삼척블루파워가 ESG 기조와 배치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회사채에 대한 투심도 급격히 나빠졌다.
실제로 지난 6월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전량 미매각 상황을 맞았다.
포스코 그룹 계열사인 삼척블루파워는 대기업 계열사라는 강점, 신용등급 AA- 라는 우량 신용도를 지녔음에도 투자업계에서 철저한 외면을 받은 셈이다.
국민연금이 ESG 원칙을 내세우며 모든 석탄 발전소 사업에 투자하지 않고 기관투자자들 역시 '탈석탄' 투자 원칙을 내세운 결과다.
문제는 앞으로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잔액은 9월 현재 3000억원 수준이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투자비용은 물론 회사채 차환까지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에 탈석탄 기조가 계속되면 삼척블루파워의 CP 발행 기조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조달 만기가 짧아지는 구조로 유동성 대응 능력이 불안해진 상황이다.
신용도도 더블A(AA)급에서 싱글A(A)급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비우호적인 산업환경으로 사업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요 사유로 들었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환경급전 도입 및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맞춰 석탄발전량을 제약하는 전력시장개편(2022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다수 금융기관의 탈석탄 금융선언이 확대되며 석탄발전 사업의 금융조달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접근가능한 조달이 제한되는 점은 유동성 대응능력을 제약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포스코에너지의 지분율은 29.0%에 불과해 지배적 긴밀성이 낮은 수준이다. 그는 "종합적으로 포스코그룹의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지원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척블루파워는 2011년 11월 설립된 민자 석탄화력발전사이다. 강원도 삼척시에 2100MW 규모
(1050MW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 8월에 착공했다. 1호기는 2023년 10월, 2호기는 2024년 4월 상업가동을 개시할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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