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10개 넘으면 일반병실 의무
법규 역이용해 10개 미만 만들어
상급병실 하루 30만원 이상 받아
일반병원 차보험 환자 줄었지만
한방병원은 1년새 16.4% 증가
일부 동네 한의원들이 하루 30만~50만원가량의 고가 상급병실을 운영하면서 돈벌이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한의원은 10병상 미만으로 호화병실을 꾸며놓고 상급병실료를 받아 자동차보험 부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한의원은 일반 병원과 달리 10병상 미만의 경우 일반병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없다는 '법의 허점'을 이용한 행태로 도덕적 해이 논란을 낳고 있다. 통상적으로 병실은 일반병실(2~6인실)과 상급병실(1인 또는 VIP)로 나뉜다. 상급병실은 비급여 항목에 속하고, 일반병실은 급여 항목에 속한다는 것.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동차 사고가 감소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병원의 진료비 청구는 감소했지만 한방 병의원의 진료비 청구는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한방 병의원의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주요인은 비급여인 상급병실료로 지출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를 보면 일반 병원의 경우 자동차보험 환자수는 지난 2020년 226만6000명이었다. 이는 전년 235만6000명 대비 3.8% 감소한 것이다. 그중 입원은 지난 2019년 73만5000명에서 2020년 70만4000명으로 4.3% 줄었다. 외래도 지난 2019년 201만4000명에서 2020년 198만2000명으로 3.2% 감소했다.
하지만 한방 병의원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증가했다. 한방 병원의 경우 자동차보험 환자수는 지난 2019년 46만9754명에서 2020년 54만6948명으로 16.4% 증가했다. 또한 한의원은 지난 2019년 86만82명에서 2020년 88만339명으로 2.4% 늘었다.
특히 한의원 입원은 지난 2019년 6만1558명에서 2020년 8만5404명으로 38.7%나 증가했다. 지난 2016년에는 2만1730명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 393%나 급증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의원 진료비도 지난 2019년 36개소에서 2억6000만원을 청구하던 것이 2021년 1·4분기에 193개소 72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동 및 차량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어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한방 병의원의 진료비 청구가 급증하면서 1인당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의원 등에서 비급여인 상급병실료로 지출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한의사들은 일부 한의원의 상급병실 운영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한의사는 "대부분의 한의원은 병실을 두고 있지 않고 자동차사고 환자들의 경우에도 침, 뜸, 한약 등 일반적인 치료를 하고 있다"며 "일부 한의원에서 상급병실을 마련해 고가 병실료를 받으면서 정석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어 정부의 단속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상급병실료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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