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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 만성적자로 시름…'존폐 논란'에 둘로 갈린 민심 [fn 패트롤]

대구·가덕도 신공항 건설 가시화
송시장 "울산공항 미래 논의 필요"
野 "국제공항에 걸맞는 수준으로"
내년 선거 앞두고 정치적 쟁점화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코로나19 이후 항공수요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토부가 신공항 확충 등을 담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최근 발표하면서 전 국토 공항 시대를 예고한 것과 반대로 울산에서는 기존 '울산공항'의 존폐 논란이 9월 한 달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울산은 국제공항이 2개?

송철호 울산시장이 현 시점에서 울산공항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지면서다. 송시장은 지난9월 9일 '울산의 교통망 확충에 대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대구경북 신공항 2028년,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 2029년에 개항할 경우 울산은 영남권 순환 광역철도(MTX), 중앙선 복선 전철(KTX-이음) 등의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라 30분∼1시간 거리에 2개 국제공항이 들어섬에 따라 경쟁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경영적자를 겪고 있는 울산공항의 미래경쟁력에 대해 깊은 고민과 함께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며 공론화를 제안했다.

울산공항을 둘러 싼 논란은 늘 상존해왔다. 울산공항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공단도 가까운 곳에 있다. 특히 울산공항의 활주로가 국내 14개 공항 중 가장 짧은 2000m에 불과해 이착륙 시 항공기 안전과 고층아파트 충돌 우려를 가중 시키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항주변인 울산 중구와 북구 일대 건축물의 고도제한이 강화됐고, 현재 위치에 공항이 들어선 지난 1970년 이후부터 주민들의 재산상 불이익과 도심개발 저해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내년 6월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상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보수 야당에서 즉각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박성민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공항은 울산의 상징으로, 1928년 한반도 최초의 국제공항으로 개항해 문호를 열었고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한국의 산업을 이끄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울산공항을 오히려 광역시와 산업수도 위상에 걸맞은 국제공항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송 시장이 울산공항의 폐쇄를 추진해 내년 6월 시장선거의 표밭을 다지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공항폐지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찬반양론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공론화를 통해 울산공항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것은 시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맞받으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지역 정가는 이번 울산공항 존폐 논란이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팽팽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장은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크지만 울산 민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계나 진보 정당에서의 반대 입장이 없다는 점은 여론의 균형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