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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누르면 112 자동신고'...서울시, 택시기사 폭행 보호대책 마련

'버튼 누르면 112 자동신고'...서울시, 택시기사 폭행 보호대책 마련
자료=서울시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승객의 폭행 등으로부터 택시기사를 보호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위급상황 발생 시 카드결제기 버튼만 누르면 112에 신고되는 자동 신고시스템을 올해 12월 도입한다. 운전석과 뒷좌석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보호격벽 설치도 확대한다.

택시기사 폭행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순 폭행보다 강도 높은 처벌 규정이 적용된다.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상황을 포함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상습범이 아닌 이상 규정대로 처벌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택시기사들의 안전한 운행환경을 위한 보호대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카드결제기를 통한 즉시 신고시스템 구축 △보호격벽 설치지원 △택시표시등 경보음 추가 장착 의무화 등이다.

먼저 택시기사 폭행 발생 시 간단한 조작을 통해 신속하게 112에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서울시는 택시 내 카드결제기에 별도의 조작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택시기사 연락처, 위치 등을 포함한 문자를 생성해 112에 즉시 신고가 되는 시스템을 카드결제기 운영사인 티머니와 공동 구축해 연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법인·개인택시 500대에 운전자 보호를 위한 격벽 설치도 지원한다. 택시 내부에 보호격벽이 설치되면 비말에 의한 코로나19 감염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최초로 시범사업을 실시해 30대를 지원한 데 이어, 2019년 설치를 희망하는 사업자에 236대를 지원한 바 있다. 올해는 지원 대수를 500대로 확대하고 내년에도 지속 설치를 지원한다.

택시 격벽은 운전석과 조수석 또는 뒷좌석을 분리해 기사와 승객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고 폭행을 막는 구조물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운행되는 택시에는 보편적으로 설치돼 있다.
서울시에서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작년부터 운영 중인 '해외입국자 전용 방역택시'에 설치를 처음으로 의무화했다.

또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규차량에 한해서는 택시 표시등을 장착할 때 현재의 경고등 외 경보음도 추가로 장착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사업개선명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택시 내 보호격벽 설치, 즉시 신고 시스템 구축 같은 보호대책을 가동하는 동시에 택시기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