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트렌드에 발맞춰 부산 주요 기업의 조직문화도 과거의 경직된 수직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대체로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29일 지역기업의 업무와 조직문화에 대한 직장인들의 의견을 물은 ‘부산의 직장인이 바라본 우리회사 기업문화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부산의 매출액 상위 200개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300명이며 업종은 제조업 86개사, 도소매업 48개사, 건설 및 부동산 관련업 39개사 등으로 구성됐다.
조사에 응답한 직장인 91.7%는 연차나 휴가 사용에 제약이 없다고 했고 83.4%는 업무가 끝나면 상사가 있어도 퇴근할 수 있을뿐 아니라 회식이나 워크숍 등 팀 빌딩 활동에 대해서도 과거에 비해 우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 직장인 조직생활 평가. /자료=부산상공회의소
팀 빌딩 활동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84.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동료간의 유대감과 사적인 친밀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78.0%가 공감했다.
또 93.1%는 현 직장에 대한 신뢰감과 함께 장기 근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에 대한 신뢰감과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런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조직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다소 낮게 측정됐다. △보수 및 보상 △근무환경 △직무 △교육훈련 △대인관계 △복리후생 등 6개 평가요소별 만족도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설문에서 4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항목이 없었다.
특히 복리후생(3.5점), 보수 및 보상(3.4점), 교육훈련(3.4점)과 같이 개인적인 성취와 관련된 평가요소에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더 낮았다. 이는 지역기업의 임금 수준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부산 직장인 조직생활 만족도. /자료=부산상공회의소
지역기업은 업무문화에 있어서도 일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성 △효율성 △합리성 △지시명확성 △소통 △방향성 등 6가지 업무문화 평가요소에서 종합 평점 3.5점이 나왔다.
평가 기준별로는 소통(4.2점)과 방향성(4.0점), 합리성(3.8점) 등에 대한 평점이 전체 평점(3.5점)을 상회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는 업무추진 시 직원 상호간에 소통이 원활하고 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합리적 수준에서 비교적 잘 정립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지시명확성(3.3%), 자율성(3.2점), 효율성(2.5점) 등에서는 낮은 평점을 받아 업무와 관련한 정보전달과 지시가 명확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의사결정에 있어 하위 직급의 자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효율성은 평가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조사 대상 직장인들이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로는 자기개발이 3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건강 28.9%, 재테크 14.4%, 연봉 12.3%, 승진 8.7%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불고 있는 워라밸 등 직장인들의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승진이나 연봉인상보다는 자기개발, 건강, 재테크 등 개인적 가치에 더 우선을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한 관계자는“최근 기업의 업무방식과 조직문화가 기업의 성과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역 대표기업들이 기업문화에 있어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조직 관리와 효율성 증대 등 업무방식 개선을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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