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의 한 공사현장에 토지를 수용당한 원주민이 건 것으로 보이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해솔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며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요 대선 후보들은 변창흠 전 국토부장관이 꾸준히 주장해 온 ‘토지 임대부주택’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토지(땅)는 국가나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아파트)만 분양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자는 취지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수용은 개발 계획 발표 전, 시세보다 저렴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해 원주민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반면 택지조성 이후 판매는 감정가를 기준으로 해 막대한 개발이익이 나오는 만큼 이를 공공성에 맞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막대한 부동산 불로소득 줄여야
30일 법조계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도시개발 및 아파트가 분양되는 과정은 ‘지구지정→토지수용·보상→원주민 이주→택지개발 및 판매 →아파트 시공·분양’ 등 과정을 거치게 된다.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막대한 이익은 저렴하게 토지를 수용해 이를 비싸게 민간 건설사에 팔거나 직접 시행한 덕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 사업의 사업비(비용)는 약 1조5000억원으로 개발이익은 95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5500억원 정도를 성남시가 배당이나 공원건립, 터널 등으로 돌려받았다. 화천대유는 원주민들에게 토지를 당시 시세보다 저렴한 평당 200~300만원에 산 뒤 상하수도 설치 등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이를 되팔았다.
총 13필지 중 8필지를 매각하고 5필지는 자체 분양했는데 당시 평당 분양가는 1600~18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토목공사 비용이 들긴 했지만 원주민에게 수용한 가격의 최대 8~9배에 판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부동산 개발에 따른 ‘이익의 크기’가 중요하기 보다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원주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공익성을 우선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뜨거운 감자된 토지 임대부주택
도시개발 사업에서 화천대유와 같은 시행사는 택지개발 이후 택지 판매에서 1차로 큰 수익을 보고, 해당 택지에서 아파트 분양을 통해 2차 수익을 얻는다.
화천대유는 총 13필지를 민간 건설사에 팔고 나머지 5필지는 자체 분양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 했다. 결국 택지개발과 분양이라는 과정에서 민간이 가져가는 이익을 줄이고 공공이 회수하자는 것이 토지 임대부주택의 핵심이다.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은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 꾸준히 주장해온 정책이다. 비싼 아파트 가격의 핵심은 땅은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해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종우 경제평론가는 “대선 공약으로 나오는 반값 아파트 등은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임대 하자는 것”이라며 “토지를 LH나 지자체가 소유하면 분양가가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토지 임대부주택의 경우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는 것이 전제가 되는데 이럴 경우 토지 소유 자금이 문제가 된다.
대장동 개발에서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100% 공공개발로 진행하려 했으나 당시 성남시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민간의 자본 여력을 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토지 임대부주택 도입을 위한 토지 매입의 경우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임 교수는 “결국 주택제도 전체는 공익과 사익의 분배 문제인데 임대부주택 도입을 위해 국채를 발행해 토지를 사고 이자는 분양과 임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미애 후보가 주장하는 ‘택지 조성원가 연동제’도 주택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토지 임대부주택: 토지 외 건축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일반 주택보다 분양가를 낮추고 토지는 임대료를 내고 이용하는 주택. 낮은 분양가로 40년 이내, 협의에 따라 최장 80년 거주 가능.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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