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진료 병원을 확대하려는 보건복지부(복지부)의 정책에 반대했던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을 '부당한 행위'로 보고 과징금 등 처분을 내린 것은 합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사회)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복지부는 지난 2014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시행했다. 평일 늦은 밤이나 휴일 소아환자에게 진료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의사회는 이 사업에 반대했다. 2015년 2월 반대 성명 발표를 시작으로, 소속 회원들을 상대로 징계방침을 통보했다. 또 복지부 사업에 참여한 병원을 찾아가 '취소신청'도 요구했다. 몇 병원이 이 요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의사회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사실상 자신들이 운영했던 사이트에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또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사이트에 고지했다. 이 사이트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정보공유 등을 목적으로 개설됐다. 의사회는 일부 회원들의 운영도 제한했다. '회원 간 화합저해'가 이유였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5월 의사회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공정위의 처분을 모두 파기했다. 의사회의 행위가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소속 회원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지위가 아닌 점, 의사회가 징계처분을 할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의사회 행위에 강제성도 없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경쟁 제한 행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일부 파기했다.
우선 의사회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제한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소아과 야간·휴일 진료 서비스의 공급에 관한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인 국민의 기회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자 간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분명하다"며 "원심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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