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日총리 취임 첫 통화 상대는
바이든 美대통령...20분간 전화회담
北납치자 문제 공조키로, 북일정상회담 의지
센카쿠열도, 美방위 의무 재확인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 지난 9월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됐으며 이어 지난 4일 일본 국회에서 총리 지명선거 절차를 거쳐 다수당의 총재인 그가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선출됐다. 로이터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 첫 통화에서 친밀감을 강조하며 서로를 "후미오"와 "조"로 부르기로 했다. 긴밀히 소통하자는 제스처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취임 둘째날인 이날 오전 20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총리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 전화회담이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축하 인사를 받은 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미일간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통화 후 기자들에게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미측에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라고 말했다. 북일 정상회담 개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일간 영토갈등 지역인 오키나와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대상이라는 견해를 재확인했다. 중국이 이 지역을 무력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뜻이다. 올해 초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첫 전화회담에서도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중국 견제망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를 포함한 미일 연계를 한층 더 강화시키자는 구상을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에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에 의견을 같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화 통화를 마친 뒤 관저 출입기자단에게 "미일동맹을 더 높게 끌어올리기 위한 중요한 일보(一步)가 됐다"고 의미 부여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기시다 일본 총리의 선출을 축하한다"며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초석이며, 기시다 총리와 긴밀히 협력해 향후 협력을 강화하길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서 오전 11시부터 20분간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와 화상통화를 했다.
첫 통화와 두번째 통화 모두 '쿼드' 멤버인 것이다. 기시다 총리와 모리슨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쿼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선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일본인 납치를 포함한 북한 문제 대응에서 양국의 협력을 확인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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