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파이시티·내곡동 땅' 의혹 해명
"토론회서 주된 의혹 해명... 처벌 안 돼"
지난해 7월 이재명 대법원 판례가 근거
'도쿄 아파트' 의혹 박영선 불기소 결정
파이시티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에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고발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를 결정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는 이날 파이시티 사업과 내곡동 관련 허위 발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오 시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6개월) 만료를 하루 앞두고 내려진 처분이다.
검찰은 파이시티 사업과 내곡동 셀프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 시장의 후보자 시절 발언들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오 시장의 ‘측량현장에 안 갔다’ 등의 발언이 허위더라도 후보자 토론회에서 ‘처가의 토지 보상에 관여 했냐’는 의혹을 부인하는 차원이라면 허위사실공표로 볼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대법원 판례도 인용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7월 “후보자 토론회의 토론과정 중 한 발언을 허위사실공표로 처벌하는 건 신중해야 하고 검찰과 법원의 개입을 최소화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다.
검찰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도쿄 아파트 처분 관련 발언으로 고발된 사건 또한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등기부등본 등을 살펴본 결과 박 전 장관 배우자의 도쿄 아파트 처분과 실거주 목적 등에 대해 허위사실공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업의 경작인과 측량팀장 등 관련자 20여명과 오 시장의 카드 내역 등을 조사했고, 검찰시민위원회도 개최해 불기소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생태탕집 모자’와 오 시장의 가족들도 조사했다.
앞서 오 시장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 4월 한 토론회에서 “(파이시티 사건은) 제가 재직하던 시절의 서울시와 관계된 사건은 아닐 것”이라며 “제 임기 중 인허가한 사건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시민단체는 이 발언이 허위라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오 시장을 고발했다.
파이시티 사업은 서초 양재동 부근에 백화점 등이 포함된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과정에서 특혜비리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업은 지난 200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2009년 11월 건축 인허가를 받았다. 오 시장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시장이었다. 재임시절과 시기가 겹친다. 업체 측이 결국 도산하면서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이던 2009년 처가 소유의 땅이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하고 36억원의 셀프보상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시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민임대주택단지 후보지로 지정했다”며 이를 부인했지만 민주당은 오 시장을 고발했다.
지난 4월 보궐선거 기간 방송에 출연해 내곡동 땅 셀프특혜 의혹 발언을 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8월 오 시장을 조사한 뒤 지난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오 시장은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4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바 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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