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 등에 반도체 정보 요구
日 소부장 규제·EU 탄소세 부과
민관 대응력 강화하면 극복 가능
글로벌 자국우선주의 무역장벽이 곳곳에서 높아지면서 수출 주도 한국경제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영원한 우방'인 미국도 글로벌 반도체 대전에선 삼성전자 등 기업의 민감한 공급망 정보를 요구하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역사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생산 필수품목 수출규제를 2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친환경을 강화하는 유럽연합(EU)은 철강·시멘트·비료·알루미늄·전기 등 5개 분야에 2026년부터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기로 해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국우선주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한국 반도체, 소부장, 탄소다배출 업종 등 주요산업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영원한 우방도 없다. 미국이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에 재고·주문·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요구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제출시한은 11월 8일로 1개월도 안 남았다. 국정감사에서 질타가 쏟아지자 정부는 지난 6일 미국에 요청자료 범위가 방대하고, 영업비밀 노출이 우려된다는 우려를 전했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생산 필수품목의 수출규제를 2년 이상 지속하고 있지만 양국 간 큰 틀의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소부장 사태로 비화된 한일 무역분쟁은 2019년 대법원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 배상 판결 등으로 촉발돼 해결이 쉽지 않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기업들은 고전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연구개발(R&D)과 구매처 다변화 등으로 반격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0대 핵심품목 대일 의존도가 크게 줄고, 우리 소부장 기업의 매출이 약 20.1% 증가하는 등 오히려 성장세라고 평가했다.
친환경을 중시하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은 탄소국경세 등 녹색규제로 우회적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 탄소국경세는 이산화탄소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가 EU 등 규제가 강한 국가에 상품·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하는 무역 관세다.
EU 탄소국경세는 철강·시멘트·비료·알루미늄·전기 등 5개 분야를 대상으로 2023년부터 3년은 수입품의 탄소배출량 보고만 받고, 2026년부터 실제 부과한다.
하지만 이같이 글로벌 무역장벽이 높아지더라도 우리 민관이 합심해 대응력을 강화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소부장 사태 후 기업들 수입 다변화와 정부 R&D 지원으로 핵심기술이 개발되는 등 정책 효과로 공급망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장벽이 생겨도 민관이 합심해 철저히 대응하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역량 결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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