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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대권 무덤' 징크스 깨졌다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대선후보 경선서 모두 고배
"관사 터 때문" 우스갯소리도
경기지사 관사

'경기지사=대권 무덤' 징크스 깨졌다
경기지사 관사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되면서 수십년을 이어온 "경기도는 대권후보의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깨졌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3일 경기도 공약발표회에서 "경기도가 대권가도의 무덤이라고 하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제가 증명하고 싶다"며 "그동안 경기도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경기도가 정치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이야기돼 왔다"고 말했다.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난 1995년부터 현재까지 경기지사들은 모두 대권 후보로 거론되며 정치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유독 대통령 선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경기지사 5명 대권 도전

1995년 민선1기 이인제 경기지사의 경우 199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하며 탈당, 국민신당을 창당해 독자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민선3기 손학규 전 지사 역시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민선 4기와 5기 유일한 연임 도지사인 김문수 전 지사는 2012년 재임 중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박근혜 후보에게 패했고, 민선 6기 남경필 전 지사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대선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민선 7기 이재명 지사가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자력으로 경선에서 승리,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총 6명 지사 중 5명이 대권에 도전했고, 이중 이 지사만이 자력으로 최종 대선후보에 선출된 것이다.

■관사 터가 문제?

'경기도가 대선가도의 무덤'이라는 징크스는 수십년간 이어져 왔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규모의 수도권 지자체라는 엄청난 규모는 물론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까지 감안해 차기 대선후보에 늘 거론될 만큼 정치적 위상과 역할이 컸다. 하지만 커다란 관심과 달리 매번 대선에서 쓴 맛을 보기 일쑤였다.

일각에선 지사가 머무는 관사의 터가 좋지 않아서라는 풍수지리적 분석마저 나돌았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관사 터가 터가 산 사람을 위한 공간(양택)이 아니라 양기를 빼앗는 죽은 자의 자리(음택)라는 좋지 않다"는 출처불명의 얘기마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한 쪽에선 관사 터가 18세기 후반 수원화성 축조 당시 나병 환자나 시신을 안치했고, 일제강점기 때도 조선인 전염병 환자를 격리 수용하던 곳이었다는 설도 내놨다.

남경필 전 지사는 관사를 도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며 '굿모닝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변경해 도민들에게 개방하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도 상주 공간이 아닌 연회장소로 활용하고, 각종 재난 및 안전사고 발생 시 긴급상황실 기능으로 활용하는 업무공간으로 이용했다.

jjang@fnnews.com